
2021년 7월 16일 00:40 UTC-04:00
Westhampton에서의 마지막 밤
기다리던 모든 것들은 그곳에 도달하면 연기처럼 사라진다. 사라지기 전에 붙들기 위해 사흘 밤을 돌아다녔다.
쉬는 것도 쉬어본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인지… 타향살이로 빡세게 굴러먹고 산 사람은 어떻게 쉬어야 할지 막막하다. 차라리 몸을 굴려 일하는 것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시간을 바라보는 불안감보다 맘이 편한 것 같다.
이곳 웨스트햄튼은 이방인이 놀러 오는 곳이라기보다는 돈 많은 사람들이 자기 별장에 자기 요트를 정박해놓고 대서양 바다를 자기 뒷마당 삼아 사는 곳. 그들의 느긋한 삶을 잠시 엿보고 간다. 내가 살 곳은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이곳에서 탄생하는 Blurry Hill 영상은 총 4편. 오늘 밤은 마무리하지 못하고 온 스피카 스튜디오 원고를 마저 쓸 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벽 4시에 일어나 바닷가에서 일출을 촬영할 예정이다.
촬영이라는 또 다른 일을 시작하며 느끼는 거지만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그 장면은 다시 렌즈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주어졌을 때 잘해야 한다. 사람도, 일도, 잠시 거쳐가는 몸뚱어리와 영혼도.
웨스트햄튼으로 떠나왔던 그 기분으로 나는 또 집으로의 여행을 떠난다. 인생은 타이밍과 떠남의 여정이다.
※ 아래 사진들은 모두 스마트 폰으로 촬영한 것들입니다. 진짜배기 결과물은 유튜브 채널 Blurry Hill에 업로드 해 놓았습니다.











SPIKA STUDIO
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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