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자료 사진 | 국방부 제공 via Getty Images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오피니언

최빈국 북한의 핵강국 행보

2021년 10월 4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9월 30일 북한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일곱 번째이며 9월 이후에만 9월 12일 중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9월 15일 변칙기동 탄도미사일인 KN-23 개량형 미사일 발사 그리고 9월 28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이은 네 번째 발사다. 이 중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은 국제사회와 한·미 군사당국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 미사일은 북한의 자강도에서 발사되어 200km의 비행거리와 30km라는 비교적 낮은 고도를 기록했는데, 9월 29일 조선중앙통신은 “새로 개발한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시험 결과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요구들을 만족시켰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을 제시하면서 ‘5대 전략무기’ 개발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5대 전략무기란 고체연료 다탄두 대륙간탄도탄(MIRVed ICBM), 장거리 순항미사일(C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및 이를 운용할 핵추진 잠수함(SSN), 변칙기동 탄도미사일(pull-up BM), 극초음속 미사일(HGV, HCM)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 활동을 종합해보면, 크게 세 가지의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북한은 단순한 핵보유 기정사실화 목표를 넘어 명실상부한 핵강국의 지위를 추구하고 있다. 대륙간탄도탄 부문에서 북한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5와 화성-16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는 고체연료를 사용하여 기동성을 높이고 다탄두독립비행(MIRV) 기술을 적용하여 치명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순항미사일은 한국이 한발 앞서 개발해온 무기체계이지만 북한이 올해 1월과 3월에 이어 9월에도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면 이 분야에서도 한국을 압도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극성’ 시리즈의 SLBM들을 개발해왔지만 미사일 운용을 위한 플랫폼(platform)인 중형 잠수함들이 부재한 상태이어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변칙기동 탄도미사일은 통상적인 탄도미사일 궤적을 추적하여 요격하는 한·미군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으로는 막아내기 어려운 침투성이 강한 공격무기인데,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시리즈 미사일의 성능개선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개발하고 있다.

북한의 발표와 한국 합참의 분석을 종합하면, 9월 28일 발사된 ‘화성-8형’ 미사일은 초보단계의 초음속 활공체인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가 2017년부터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킨잘(Kinzhal) 미사일이나 아방가드 미사일, 중국이 2019년 10월 1일 건국절 군사열병식에서 선보인 동풍(DF-17) 미사일 등은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한 무기들이다. 활공체는 고도 100Km 이상으로 발사된 뒤 미사일 본체에서 분리되어 음속 5배 이상의 초고속으로 활공하면서 목표물에 접근하는데, 이때 상하 움직임과 좌우 움직임(bobbing and weaving) 또는 흔들림(pitch and yaw)을 보이면서 비행하기 때문에 추적과 요격(tracking and intercepting)이 어렵다. 또한, 상대방은 핵탄두 장착 여부를 확인할 겨를을 가지지 못하고 실제 타격 목표물이 어디인지 모르기 때문에 최악 상태를 가정한 핵대응에 나설 수 있다. 즉, 다탄두 ICBM과 마찬가지로 극초음속 미사일은 핵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불안정성 무기(destabilizing weapon)다.

둘째, 2018년에 북한이 펼친 평화 제스처들이 ‘위장평화 공세’였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호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미사일 발사를 자제하다가 2019년 5월 4일 발사를 재개했는데, 그 1년 5개월은 북한이 대남 및 대미 평화공세를 펼치던 기간이었다.

그 기간 동안 김정은 위원장은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군사분야합의’를 도출했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났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네 번 만났고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도 한 차례 만났다. 한 마디로, 북한이 눈부신 정상외교를 펼친 기간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그 기간에도 ‘5대 전략무기’를 개발하는 데 여념이 없었음이 분명하다. 그러지 않았다면, 올해 들어 순항미사일, 변칙기동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시험 발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서울의 한 기차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 JUNG YEON-JE/AFP via Getty Images/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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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북한은 강온 양면 전략을 통해 ‘한국 정부 길들이기’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7월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 8월의 농축시설 확장 정황, 연이은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이 부쩍 증가하고 있음에도 한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7월 27일 북한이 13개월 전에 일방적으로 차단했던 남북 군 통신선을 재개했을 때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인정했고 이를 위해 4월부터 친서를 교환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2019년 제74차와 2020년 제75차에 이어 2021년 9월 21일 제76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도 ‘3자 또는 4자 간 종전선언’을 촉구했고, 때를 같이하여 정의용 외교부장관도 “중국은 한국에 강압적이지 않다”는 친중 발언과 함께 “미국이 북한에게 더 구체적인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라는 친북 발언을 반복했다. 즉, 북핵 문제 교착의 책임이 전적으로 미국에게 있다고 하는 한국 좌파들의 주장을 대변했다. 

이런 한국 정부에 대해 북한은 철저하게 강온 양면으로 대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종선선언 촉구에 대해 9월 24일 북한의 리태성 외무성 부상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남아 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하지만, 7시간 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종전선언은 흥미 있고 좋은 발상”이라고 했다. 9월 25일에도 담화를 발표하고 “상호존중이 유지된다면 남북 정상회담을 논할 수 있다”고 했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가능성도 내비쳤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2020년 6월 16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폭파했었다.

이에 앞서 9월 15일 담화에서는 문 대통령을 향해 “일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우몽하기 짝이 없다”고 했는데, 이는 9월 14일 문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도발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한 것과 9월 15일 한국군의 SLBM 시험 발사를 참관한 후 ‘북한 도발에 대한 억제력’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질책(?)이었다.

또한, 9월 25일 담화에서도 “우리를 향해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을 하여 북남 간 설전을 유도하지 말라”고 하는 등 문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는 막말을 쏟아냈다. ‘우몽하다’는 어리석고 사리에 어둡다는 의미로 국가 정상에게 사용할 수 있는 외교적 표현이 아니다.

이러한 해석들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한·미 양국은 북핵 문제의 미래를 현실적으로 예상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대응책을 모색해야 마땅하다.

우선, 북한이 강대국들이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 무기까지 욕심내면서 핵강국 행보를 하는 것을 보더라도 핵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망상에 가깝다. 북한은 과거 핵대화 중에도 뒤로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이중전략(two-track strategy)을 포기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특히, 중·러가 북핵을 두둔하면서 유엔안보리의 치명적인 대북 제재(crippling sanction)를 막아주는 상황에서 최빈국 북한의 핵강국 행보는 좀처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회와 한·미의 북핵 대응은 한반도와 동맹국 보호, 동북아의 안정 그리고 핵질서 유지에 주안점을 두고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핵균형(nuclear parity)을 유지해 나가는 쪽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한국 국민으로서는 북한이 친북 기조로 일관해온 현 정부에 대한 ‘갑질’을 강화하여 대북 제재 해제를 위한 대미(對美) 설득에 나서게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 정상회담 등 ‘평화 이벤트’를 통해 2022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미국도 이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망상에 가까운 ‘대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에 지나친 비중을 두고 동맹국 보호를 등한시하면서 남북 정부가 원하는 ‘평화쇼’에 장단을 맞춘다면 이는 또 한 번의 ‘잃어버린 5년’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의 지자체 선거를 하루 앞둔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브로맨스(bromance)를 과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정책을 이해하기 어렵다. 

에포크타임스,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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