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선단이 필리핀 해역 휘트선 암초에 떼지어 모여들고 있는 가운데 2021년 3월 23일 중국 어선이 휘트선 암초 근처를 지나가고 있다. | Handout / Satellite image ©2021 Maxar Technologies / AFP 연합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중국

중국 어선? 단순한 어선 아냐…중공이 운영하는 ‘해상 민병대’

2021년 4월 20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최근 필리핀 해역 휘트선 암초에 중국 함대가 대거 몰려들면서 중공이 대외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해상 민병대’가 화제가 되고 있다.

‘해상 민병대’는 해군과 해경에 이어 중공의 세 번째 해상력으로 꼽힌다. 흥미로운 것은 외부에서 ‘해상 민병대’가 거론되자 4월 2일 중공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바람을 피하려는 중국 어선일 뿐”이라는 주장을 견지했으며 필리핀 주재 중공 대사도 ‘해상 민병대’를 부인했다.

중공 외교부의 또 다른 대변인 자오리젠(趙立堅)도 “’해상 민병대’란 표현에는 다른 속셈과 음험한 의도가 있다”고 말했으며 환구시보는 ‘그들은 왜 ‘중국 해상 민병선’을 날조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중공의 이런 발뺌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사실 미군이 중공의 ‘해상 민병대’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들여다보았을 뿐만 아니라, 중공 스스로 ‘해상 민병대’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저강도 대항’을 통해 해양의 ‘권위 유지’에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는지 자랑해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공이 회색지대에서 무력충돌을 일으키지 않고 해상 목표를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수법이 바로 해상 민병대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기는 잡지 않는 전업 해상 민병대

미 해군 전쟁 대학의 중국해사연구소(CMSI)는 중공의 ‘무장 해상 민병대’(PAFMM)를 연구해 왔으며 지난해 7월 미국 ‘the diplomat’의 보도에 따르면 CMSI의 연구 결과 ‘해상 민병대’는 독립된 군종(軍種)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성(省) 정부가 세운 하나의 국방 조직으로, 지방 정부 소속이지만 행동에는 군대의 승인이 필요하다.

‘해상 민병대’는 두 부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수많은 보통 고기잡이 선단으로, 가끔 중공 해군을 위해 일하는 배들이다. 다른 하나는 전업 해상 민병대로, 보다 전문화되어 있고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어 직접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들은 해군 보조함대의 해상 선봉대로, 고기잡이가 이들의 목표는 아니다.

미 국방부는 2020년 중국(중공)군 보고서에서 실제 전업 해상 민병대 84척을 언급했는데 모두 시사군도(西沙群島)의 싼사(三沙)시 소속이었다. 2016년 창설된 부대로, 정부 보조금을 많이 받아 난사군도(南沙群島) 일대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상업적 어로 책임이 없어 최근 퇴직한 제대 군인 중에서 선원을 모집한다.

칼 슈스터 전 미 태평양 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은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이들 (전업) ‘해상 민병대’는 고기를 잡으러 가지 않는다. 그들의 배에는 자동화 무기가 있고 선체도 보강 돼 있어 가까운 거리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또 이 선박들의 최고 속도는 약 18~22노트로, 세계 어선 중 상위 10% 이내에 들 정도로 빠르다”고 했다.

중국의 200여 척의 선박이 남중국해 휘트선 암초(Whitsun Reef·牛軛礁) 부근에 집결했다. | Philippine Coast Guard Handout/AFP 연합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앤드루 에릭슨 CMSI 교수는 3월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그들(해상 민병대)의 배는 필리핀이나 다른 나라의 전형적인 어선들보다 훨씬 크고 튼튼하며, 선체 설계가 비교적 견고하다. 선수 뒤편 강판에 별도의 마찰조를 용접하고 고압 물대포를 돛대에 장착해 대부분의 돌발 상황에서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일반 어선과 경찰 같은 상대에게 분사해 진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의 인터넷 잡지 ‘밍런탕’(鳴人堂)은 지난해 8월 싼사시의 전업 해상 민병대가 2013년 창설돼 2015년 싼사시 어업발전회사로 등록한 뒤 전문성을 갖춘 퇴역 장교·병사들과 전문 인력을 대거 모집해 소속 선단을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밍런탕은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15년부터 싼사시 어업발전회사는 최소 20척 이상의 대형 어선을 새로 건조했다. 배수량이 많아 원양 항해에 적합할 뿐 아니라 전투 피해에도 견딜 수 있도록 철제 설계를 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어선 내부에는 무기실과 탄약고가 있어 가벼운 무기와 탄약을 저장할 수 있고, 뱃머리와 현측에도 중기관총, 기관포용 포좌를 꽂을 구멍을 뚫어 짧은 시간 안에 간이 군함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어 무장하지 않은 어선은 물론 경무장 해상 순찰 함정까지 효과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배수량과 선체 구조로 봤을 때 대형 반탱크 미사일과 견사식 방공 미사일을 싣는 것도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싼사시 어업발전회사는 본질적으로 국영 군사 회사가 됐으며 이곳에 소속되어 있는 어선들 역시 똑같이 간판만 걸지 않은 준(準)군사조직이다”

전업 해상 민병대, 어쩌면 몇만 명에 수천 척
에릭슨 교수는 최근 몇 주 동안 휘트선 암초에 220여 척이 모였으며 싼사시 소속 전업 해상 민병선과는 달라 보이는데, 이는 중공의 전업 해상 민병선 수가 당초 예상보다 많아 어쩌면 수천 척과 수만 명에 이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추정한 84척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본 것이다.

3월 말 포린폴리시에 발표한 또 다른 글에서 에릭슨 교수는 휘트선 암초에 모여 사는 거대한 규모의 ‘어선’ 가운데 광둥성(廣東省) 장먼시(江門市) 어업발전회사 소속의 거대한 트롤선 7척을 추적했더니 전문적인 ‘해상 민병대’였다고 밝혔다.

이들 배(총 9척)는 광신조선중공업이 건조한 것으로, 2017년 12월 5일 선박인도식에는 장먼 군사 구역 부사령관, 작전 준비 건설처 처장 등이 참석했다. 9척의 트롤선이 일반 어선이 아니라 장먼시 ‘해상 민병대’의 새 멤버로, 중공군의 지휘를 받게 되리란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9척의 트롤선은 장먼시 타이산(台山) 샤디(沙堤)만을 기지로 하며 ‘원양 민병 중대’의 핵심 전력이 됐다. 장먼시 어업발전회사가 세워진 해인 2016년 3월, 타이산 ‘무장 경찰 공작 회의’에서 원양 민병 중대 창설 계획이 논의됐다. ‘해상 민병대’의 전문 용어 중 ‘원양’은 흔히 남해 남단을 포함한 제1열도 내 외진 해역을 가리킨다.

2019년 4월 장먼시 퇴역 군인 사무부 주임 리광이(李廣義)가 샤디만 원양 민병 중대를 시찰했다. 그는 그중 한 척에 올라 “선장과 선원들이 남해에서의 ‘권위 유지’의 선봉에 서서 상부가 부여한 각종 임무를 완수할 것을 독려한다”며 중공 노병들에게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 모든 것이 원양 민병 중대는 전 중공 군인이 맡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릭슨 교수가 지난 12개월간 AIS 데이터(선박 자동 식별 시스템)를 관찰, 분석한 결과 트롤선 9척의 행동 패턴이 일반 어선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3월 이후 트롤선 9척은 계획적으로 타이산에서 남해의 주장췬자오(九章群礁∙휘트선 암초가 주장췬자오 동북부에 위치)까지 순찰한 뒤 광둥성 본가로 직행했다. 에릭슨 교수는 조업을 하지 않는 이런 행위는 어선으로서는 어떠한 의미도 없다며 이런 움직임은 산샤시의 전문 민병선 84척과 유사한 형태라고 분석했다.

에릭슨 교수는 베이징이 1974년 시사군도 해전 이후 줄곧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해상 민병대를 사용해 왔다고 말했다. 전문적이고 군사화된 전업 해상 민병대의 정예화를 늘려온 이들은 과거 중공 퇴역 군인 중에서 선발됐으며 두둑한 임금과 복지를 받으며 끊임없이 중공 영해 주장을 좇는다.

앞서 인용한 ‘더 디플로맷(The Diplomat)’은 2008년까지는 중국이 계속해서 어로 능력을 줄였지만 이후 10년간 재차 확장했다며 이러한 확장은 ‘해상 민병대’의 부상과 직결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중공은 어선단에 새로운 강철선 보조금을 지급하고 위성항법 시스템과 준 군사훈련을 무료로 제공했다. 어선단은 중공 해군, 해경과 군사훈련을 하는 동시에 지방으로부터 보조금, 사회복지, 연금 등을 포함한 보상을 받았다.

에릭슨 교수는 이들 민병대와 중국 어선들이 합쳐져 민병대가 수많은 어선을 거느리면서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며 약 18만 7천 척의 어선을 가진 세계 1위 규모의 중국 어선단 중 몇 척의 배가 민병대와 관련돼 있는지 서방은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중국의 200여 척의 선박이 남중국해 휘트선 암초(Whitsun Reef·牛軛礁) 부근에 집결했다. | Philippine Coast Guard Handout/AFP 연합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회색 지대 거닐면서 남해 여러 나라 협박

올해 초 육군대학통신(army university press)은 ‘중국의 해상 민병대와 어선들’(China’s Maritime Militia and Fishing Fleets)라는 장문의 보고서를 발표해 중공 해상 민병대가 부상한 배경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1992년 이후 중공 외교는 덩샤오핑 시절의 ‘도광양회’, 다른 나라를 안심시키기 위한 1990년대 ‘평화굴기’ 단계, 시진핑 시절의 ‘중국몽’ 단계 등 3단계를 거쳤다고 전했다.

2012년 집권 후 ‘도광양회’와 ‘평화굴기’가 시대착오적이라고 판단한 시진핑은 자신의 ‘합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서방의 자유를 헐뜯고 ‘100년 굴욕’을 부르짖으면서 “핵심 이익에 대한 도전은 더 단호하게 배격한다”는 행동주의를 앞세웠다.

중공 해상의 세 번째 해상력인 ‘해상 민병대’는 회색지대를 떼를 지어 헤집고 다니며 상대를 압도함으로써 남해 전체에 대한 실효적 지배와 주도권을 점진적으로 완성해 나갔다. 중공이 군대를 동원하지 않고도 많은 영토를 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면 미 해군이나 여타 힘 있는 외국 군대와 마주칠 때는 ‘약소함’을 무기로 민간인 신분을 드러내 외국 군함을 망설이게 했다. 중공은 동시에 이를 빌미로 국내에서 대대적으로 선전을 한다.

2017년 소후닷컴은 ‘열혈무기’라는 공식계정의 ‘중국(중공)의 가장 신비한 해상 민병대가 제1열도선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는 글을 통해 해상 민병대가 회색지대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스스로 드러냈다.

해당 글은 “해상 민병대로서 강력한 화력 장비가 없는데도 어떻게 그렇게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미확인 함선의 교란으로 군 측이 직접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해상 민병대가 비정규군으로서 사건이 전쟁 상황으로 치달을 때 그들을 이용해 막아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고, 유사시에는 중국(중공) 해군이 해상 민병대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이렇게 적을 막아서는 방법을 해양 분쟁의 저강도 대결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09년 미 해군의 USS 임페커블(Impeccable) 조사선이 중국 영해 바깥 수역에서 군사 조사를 하다 해상 민병대에 포위됐다.

2012년에는 중공 해경의 협조로 해상 민병대가 스카버러 암초 점령의 선봉에 섰다.

2014년 5월에는 한 중국의 석유 시추장비(oil rig)가 오랜 기간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간주된 곳에 설치돼 중국과 베트남 간 100여 척의 대치를 촉발했다. 두 달여 동안 중공의 ‘해상 민병대’가 석유 굴착 플랫폼 주변에 보호막을 형성해 베트남 선박을 쫓아내고 베트남 선박 3척을 침몰시켰다.

2015년 5월에는 광둥성 장먼시 군사 구역에서 해상 민병대를 조직해 전시 임무 집중 훈련을 가졌는데, 훈련 내용은 동원 집결, 해상 권리 유지, 순찰, 후방 보장, 전투 중 파손된 부두의 보수 등이었다.

2016년 3월에는 약 100척의 중국 어선이 말레이시아 EEZ에 출현했다. 국기도 제대로 달지 않고, 표기도 제대로 달지 않은 이들 선박에는 중공 해경 선박 2척이 동행했다.

2019년에는 ‘해상 민병대가’ 난사군도 Loaita Cay에 있는 필리핀 전초기지에서 반 해리(海里) 이내로 접근했다. 필리핀은 중국의 트롤선 2척을 감시하기 위해 전 미 해군 탱크 상륙함을 배치했다.

동해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반복됐다. 2010년 일본 정부가 일본 민간으로부터 센카쿠 열도 중 3개 섬을 사들여 점령을 막기 시작한 이래로 ‘해상 민병대’와 중공 해경은 센카쿠 열도 영해에 자주 진입해 일본을 괴롭히고 현상 유지를 훼손하고 있다. 2020년 중공은 이미 이런 행동을 확대해 도쿄를 압박하고 있다.

에포크타임스, 강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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