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중국 여성. ( LIU JIN/AFP via Getty Images)

중국

중국 관영매체 기자의 ‘댓글부대’ 잠입 체험기

2022년 2월 22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포탈의 뉴스나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특정 이념, 정당 혹은 정권을 위해 편향된 내용의 댓글을 달아 여론을 조작하는 이른바 ‘댓글부대’는 중국에서도 골칫거리다. 지난 2004년부터 포탈을 중심으로 출몰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에서도 댓글부대를 운영하지만 기업이나 단체 혹은 중앙·지방정부에서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여론 감시단’, ‘인터넷 감독원’ 등등의 명칭으로 비슷한 직원 혹은 아르바이트생을 둔다. 댓글부대를 거느리고 여론 조작을 대행해주는 업체도 있다.

최근 중국 관영매체에서 댓글부대 대행 업체 운영 실태를 잠입르포 형태로 취재한 기사가 실려 에포크타임스에서 소개한다. 정작 댓글부대 ‘원조’인 정부와 공산당을 쏙 빼놓긴 했지만, 베일에 쌓인 중국 댓글부대의 실상을 엿볼 수 있었다.

공산당 정법위원회 기관지 법치일보(法治日报)는 지난 9일 ‘잠입 사이버 수군 : 칭찬 댓글 하나에 1위안, 진짜 같을수록 더 받는다(卧底网络水军群:一次好评一元,评论越真报酬越高)’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제호가 법제일보였으나 지난 2020년 8월 법치일보로 개명했다. 사이버 수군(网络水军)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터넷 댓글부대를 뜻하는 중국식 표현이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중국 채팅어플 큐큐(QQ)에 실린 댓글알바 모집 공고를 보고 개인 계정으로 문자를 보내 채용을 문의했다.

댓글알바 첫 일감은 영화 후기 남기기

첫 일감은 영화 후기 사이트에 높은 평가의 후기를 남기는 작업이었다. 댓글부대 관리자는 기자에게 후기를 남길 영화 후기 사이트 링크와 미리 준비된 후기를 보내줬다.

기자는 관리자의 지시에 따라 개인 계정으로 사이트에 접속해, 후기를 복사해 붙여 작업을 끝냈다. 컨트롤+C, 컨트롤+V만으로 끝나는 간단한 일이었다.

후기를 남기고 해당 화면을 캡처해 관지라에게 보내주자 자신의 개인 계좌에 1위안(한화 약 60원)이 입금됐다고 기자는 전했다.

만족했는지, 관리자는 일감 하나를 더 맡겼다. 한 리조트 평가 사이트에 악성 댓글을 남기는 일이었다. 댓글부대는 좋은 평가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필요에 의해 경쟁자의 상품에 대한 악성 댓글도 작성한다.

관리자는 이번에도 미리 준비된 악평을 기자에게 보내줬다. 내용이 매우 악의적이었다. 기자가 이의를 제기하자 관리자는 “우리는 그저 댓글을 작성해 줄 뿐이다. 일감을 받으면 그대로 하면 된다. 댓글로 인한 결과는 신경쓸 필요가 없다. 앞으로 이런 일감을 많이 접하면 적응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법치일보 기자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적응이 안 됐다는 핑계로 일감을 거절했다”고 기사에서 주장했다.

다양한 채팅팀 활동 경험이 쌓이면서 기자는 자신이 가입한 팀이 ‘댓글작업 산업’의 최하층 조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최하층 조직에도 두 계급이 존재했다. 1000명 정도의 일반적 ‘미션팀’과 100명 정도의 ‘정예’로 구성된 ‘프리미엄팀’이었다.

알바 비용이 비교적 높은 프리미엄팀

미션팀의 일감은 단순한 복붙(복사+붙이기)의 연속이기 때문에 글 내용이 늘 비슷했다.

프리미엄팀의 댓글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모두 갖춰야 하고, 상황에 따라 내용도 크게 달랐다. 한 마디로 ‘진짜 댓글’처럼 보여야 했다. 그에 따른 팀원들의 역량 수준도 높아야 했기에 급여도 덩달아 올랐다.

프리미엄팀의 존재를 알게 된 법치일보 기자는 프리미엄팀에 들어가기 위해 미션팀 활동에 박차를 가했고, 어느 날 관리자에게 프리미엄팀 입단을 제안받을 수 있었다. 

기자가 들어간 프리미엄팀에 주어진 ‘메인 타깃’은 모 대형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프리미엄팀의 운영방식은 일반 미션팀과는 달랐다.

먼저 관리자가 상품 링크를 채팅방에 올리면, 팀원들 중 희망자들이 신청을 한다. 관리자는 신청자들에게 서로 다른 이미지와 리뷰글을 각각 보내준다. 그러면 팀원들은 각자 개인 계정으로 직접 해당 상품을 구매한 후, 관리자가 보내준 글과 사진을 후기로 남겼다.

그러면 실제 상품 사진과 후기, 구매 내역까지 남게 돼 정말로 구매한 후 작성한 것처럼 보여지게 되는 것이다.

기사에서는 과일 구매 후기를 실제 사례로 소개했다. 기자가 자신의 계정으로 과일을 구매한 후 지시대로 후기를 남긴 뒤 후기 화면을 캡처해 관리자에게 보내자 자신의 계좌에 과일 구매에 들어간 비용과 1.5위안(약 90원)이 추가돼 입금됐다.

90원을 벌기 위해 들인 노력에 비하면 헐값이지만, 미션팀에 비하면 50% 많은 금액이다. 중국의 심각한 취업난을 고려하면 이것마저도 ‘꿀알바’인 셈이다.

댓글부대의 업무 범위는 △상품 리뷰 △영화·드라마 후기 △짧은 영상에 ‘좋아요’ 누르기 △가짜 팬 클럽 활동 등 매우 광범위하다. 네티즌의 참여가 필요한 분야에는 모두 댓글부대가 존재했다. 

법치일보는 “(기자가) 처음 가입한 채팅 그룹에는 많을 때는 하루 436건의 일감이 공유됐고 가장 바쁠 때는 1분 단위로 댓글 요청이 쇄도했다”고 썼다.

댓글부대와 무관해 보이는 채팅방 이름

댓글부대 채팅방은 다른 사람들은 언뜻 제목만 보고는 댓글부대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름이 달렸다. ‘해피 투게더’, ‘집으로 향하는 눈길’ 등이었다.

프리미엄팀에서는 교육도 제공됐다. 관리자는 각종 ‘화술’이 담긴 교육자료를 공유해줬다. 세련된 진짜 같은 후기를 남기기 위한 요령이 담겼다. 이 같은 ‘신입 교육’은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실제로 뷰티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고객은 판매 중인 마스크팩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고품질 구매 후기를 요청했다. 이 고객은 일반적인 호평을 뛰어넘어 ‘정성이 들어간’ 멋진 리뷰를 요구했다.

이는 해당 업체에서 프리미엄팀을 운영하는 이유다. 일반 댓글부대는 이런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말단 관리자로 승진…다단계 구조

기사에 따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홍보대행 업체 측 관리자는 기자의 업무 능력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그 덕분에 기자는 ‘조직’의 정규 멤버로 스카웃 제의까지 받게 됐고 이를 주저 없이 수락했다.

기자는 이때부터 ‘말단 관리자’가 됐다. 일감을 받던 입장에서 일감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말단 관리자는 매일 더 은밀한 상위 그룹으로부터 업무를 의뢰받아 댓글부대 채팅방에 전달했다.

댓글알바들은 건당 0.5~1위안(약 30~60원)을 받았고, 관리자는 이들이 받는 수익의 20% 정도를 수고비로 챙겼다. 만약 채팅방에 1천 명이 있고 이들이 모두 후기를 달았을 경우, 관리자는 건당 100~200위안(약 1만8천~3만7천원)을 받았다.

쏠쏠한 수익이었지만 이것도 만만찮은 일이었다. 채팅방에서 일거리를 신청하는 멤버들 하나하나 서로 다른 댓글을 개별 채팅으로 전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일감 하나당 개별 배정에 주어진 시간은 2시간. 그 시간 안에 신청자들에게 모두 댓글을 전해줘야 했다.

기자는 더 심도 있는 조사를 위해 관리자에게 ‘승진’ 의향을 밝혔지만 거절당했다고 했다. 관리자에 의하면 ‘고급 관리자’는 ‘뒷돈’을 챙길 기회가 훨씬 많기 때문에 업체 사장의 친인척이거나 특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자리라고 귀띔했다. 

법치일보 기자의 댓글부대 체험은 여기에서 마무리됐다.

해당 기사에서는 당국이 댓글부대에 철퇴를 내렸다는 소식도 빠뜨리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 공안이 댓글부대 연루자 2천 명을 체포하고 허위 계정 620만 개와 사이트 1200개를 삭제했으며, 채팅방 17만 개를 해체해 인터넷 환경을 정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깃털’만 뽑고 ‘몸통’은 그대로 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재미 중국 민주화 단체인 공민역량(公民力量) 설립자 양젠리(杨建利)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2천만 명이 넘는 댓글부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들은 국경을 넘어 중국 공산당의 해외 통일전선공작의 도구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의 보수성향 국방정책 싱크탱크인 제임스타운 재단이 작년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중국 공산당이 여론 관리를 위한 200만명의 정규팀과 2000만명의 비정규 인력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비정규 인력들은 대학생이나 공산주의청년단 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전선공작은 ‘우호협력’을 내세우며 간첩 침투, 허위 소문 유포, 여론 조작, 주요 인물 포섭 등 상대 세력에 내통자를 심어 무너뜨리는 공산당의 주요 투쟁전술이다.

에포크타임스, 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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