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서 방호복을 입은 방역요원들이 코로나19 발병으로 폐쇄된 대학의 주거 지역 입구를 지키고 있다. | 로이터/연합

중국

‘제로 코로나’ 中, 시안 이어 인구 820만 닝보도 일부 봉쇄

2022년 1월 5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저장성 닝보(寧波) 일부 지역이 5일 봉쇄됐다. 산시성 시안(西安)에 이어 봉쇄 약 2주 만에 올겨울 두 번째 봉쇄령이 내려진 것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둔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이 시험대 올랐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이날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전날 닝보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명 발생했다며, 지난 1일을 시작으로 누적 확진자수가 26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외출을 금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이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생필품 등은 정부가 직접 각 가정에 보급한다고 발표하고, 사재기 등 사회질서를 혼란시키는 행위에 대해 엄중한 처벌도 예고했다.

아직 봉쇄는 일부 지역에 한정됐지만, 인구 820만 대도시인 닝보의 봉쇄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1300만 인구가 전원 봉쇄된 시안처럼 아수라장으로 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3일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하는 봉쇄식 관리에 돌입한지 14일째를 맞은 시안에서는 먹거리가 부족해 주민들끼리 물물교환까지 하는 일도 벌어졌다.

전날 영국 BBC는 시안 주민들이 생활용품을 먹거리와 맞바꾸고 있다며, 중국 SNS인 웨이보에 올라온 영상들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시안 주민들이 닌텐도 게임기, 담배 등을 주고 라면, 빵, 양배추 같은 식료품을 구하는 장면이 담겼다.

시안시는 봉쇄 초기 이틀에 한번씩 주민들이 외출해 식료품을 살 수 있도록 했으나, 확진자가 늘자 외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봉쇄를 강화했다. 주민들은 당국이 직접 먹거리를 배달해 주기 전까지 아무 것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국 웨이보에 식료품을 구한다는 시안 주민들의 게시물이 폭증하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는 가운데, 환구시보는 “당국이 음식물을 배달하고는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이마저도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취재활동을 벌이는 독립언론인이 전한 실상은 이와 달랐다.

시안 ‘봉쇄 열흘’(封城十日)을 인터넷에 공개해 주목을 받은 시민기자 장쉐(江雪)는 봉쇄 직전인 지난달 22일 “아직 봉쇄 전이었지만, 다들 장바구니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고 기록했다. 주민들도 눈치껏 봉쇄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장 기자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채소 등 신선식품을 구할 수 없어 1300만 시안 주민들이 굶주리게 된 상황을 정부가 자초한 ‘인재(人災)’라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시안에 먹거리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적재적소에 전달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 기자는 먹거리 부족 사태의 원인이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정책에 있다고 봤다.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Tmall·天貓), 징둥(JD.com·京東) 등이 민간업체들이 이미 강력한 물류시스템을 구축한 상황에서, 시안시는 이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식료품을 배달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를 위한 조치라고는 하나, 장 기자는 “현명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사회적 안전망도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장 기자에 따르면, 지역복지단체나 주민위원회(일종의 자치단체)가 생필품 보급이나 보건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정부가 금기시하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제로 코로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장 기자는 지방 당국이 손을 놓으면서 사람들은 마치 외딴 섬에 고립된 것처럼 지내고 있다며, 위기상황에서 믿을 것은 주민들끼리 서로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시안시는 인구 1300만명 전원을 대상으로 일곱번째 핵산 검사를 진행 중이다.

시는 봉쇄 13일째인 지난 4일을 ‘제로 코로나’를 결정지을 분수령으로 홍보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했으나, 이날 검사를 위해 필수적인 QR코드 스캔 시스템이 1시간 가량 접속되지 않으면서 시내 곳곳 검사소에서는 큰 혼잡이 빚어졌다. 

QR코드 먹통으로 검사소에 발 묶인 주민들은 강압적인 봉쇄에 대한 불만을 온라인 공간에 쏟아냈다. 정부의 방역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안시 주민 마(馬)모씨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산 백신을 이용한 백신 접종률이 80%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근데 왜 아직도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씨는 “다들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며 “사태를 해결하려면 과학적으로 접근해야지 정치적 판단이나 상부에 보고하기 위한 실적과시용 정책으로는 안된다”고 말했다.

중국 위건위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백신 2차 접종자는 12억 336만명으로 2020년 인구조사에서 집계된 본토 인구 14억1178만명 기준 접종률 85.2%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안에 이어 닝보까지 재차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중국산 코로나19 백신과 엄격한 통제를 기반으로 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중국 공산당의 집권 정당성에 또 한번 큰 흠집이 남게 됐다. 

에포크타임스, 류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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