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잊지 못할 인생 알바

2021년 12월 22일 17:10 UTC-04:00
잊지 못할 인생 알바
전문직이 있으면서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 때문에 호텔 House Keeping(청소부) 일에 용감하게 뛰어든 페친을 보고 내 옛날 생각이 났다.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 이민을 결정한 후 영주권과 관련하여 필요한 영어 시험들을 치르기 위해 미국 일리노이즈 주의 시카고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한 교외에서 5개월 체류한 적이 있다. 가져온 돈은 5개월을 지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나는 현지인 교회의 목사님께 아무 일이나 할 수 있는 잡일을 구할 수 있는지 여쭤봤고 미국인 목사님은 그 교회 교인들 중에 집에서 노인 환자를 돌볼 사람을 구하는 가정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그 교인 가정에 즉각 고용되었다. 그 집은 궁궐처럼 큰 집이었다. 집 주인은 독일계 미국인 다이아몬드 공장 사장이었고 내가 돌볼 사람은 그분의 99세 된 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약간의 치매와 당뇨를 앓고 있었고 대소변을 가릴 수 없으며 거동이 불편하셨다. 내가 맡은 일은 그의 대소변 받아내기, 기저귀 갈기, 일주일에 3번 목욕시키기, 음식 먹여드리기, 약 챙겨드리기, 혈당 체크하기, 옷 갈아입히기, 하루에 두 번 걷게 하기 등이었다. 내가 영주권 없이 잠깐 와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집주인의 부인은 내게 그 일 이외에도 설거지, 청소, 커튼 세탁 등의 일도 덤으로 시켰다. 일이 고되긴 했으나 그 집에서 먹고 자며 영어로 대화도 하고 돈도 벌 수 있음을 감사히 여겼다.
할아버지는 어느 날 갑자기 기침과 함께 열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급히 911을 불렀다. 그게 내가 그 집에서 일한 마지막 날이었다. 그는 병원에 입원했고 진단명은 폐렴이었다. 나는 집주인의 도움으로 할아버지 병문안을 갔다. 그는 점심 식판을 앞에 둔 채 아무 음식도 드시지 않고 계셨다. 음식을 보니 덩어리들이 커서 할아버지께서 씹어 삼킬 수 없는 것들이었다. 나는 잘게 잘라 입에 넣어드렸고 할아버지는 결국 다 드셨다. 그는 내게 자기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첫째 딸(집주인의 누나) 얘기를 하며 나를 보니 딸 생각이 난다고 하였다. 그는 며칠 후에 돌아가셨다. 나 역시 얼마 안 있어 시험을 치르고 합격을 확인한 후 한국으로 돌아갔다.
미국 병원에 취직하여 일하면서 내가 다른 간호사들보다 잘 한 일이 있다. 조무사 인력이 부족하여 환자들 기저귀를 갈 거나 목욕시킬 여건이 되지 않을 때 나는 주저함 없이 그 일들을 도왔다. 매니저가 되어서도, 간호부장이 되어서도 최일선 인력이 급히 필요할 때 나는 조무사들을 도와 환자들 대소변을 갈고 씻겨드렸다. 나의 이런 모습은 거친 조무사들을 통솔할 수 있는 권위를 내게 주었고 간호사들 역시 조무사들을 도와 한 팀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저절로 만들어냈다. 지도자가 더럽고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었을 때 그 밑의 직원들은 저절로 따르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몸소 보여주는 것보다 더 큰 리더십은 없었다.
큰 아기 같았던 할아버지를 돌보았던 그 몇 개월 간의 경험은 내 간호사 경력에 가장 큰 무기가 되었다. 그 어떤 환자가 내게 주어져도 두렵지 않았다. 그렇게 쌓인 자신감은 나를 리더의 길로 이끌었다.
SPIKA STUDIO
SUE
권위에 대한 이야기에 무릎을 탁 쳤습니다. 낮아지려 할수록 높아지고, 높아지려 할수록 낮아진다는 말씀이 생각나네요. 요즘 말씀을 읽으면 자꾸 피라미드와 역 피라미드가 서로 겹쳐진 다윗의 별이 떠오릅니다. 마치 길에 보이는 표지판 심볼처럼요.
반갑습니다! 오늘 처음 가입을 했어요. 육아로 인해 업로드 되는 영상들만 끊어서 조금씩 보며 지내다가 어느정도 아기도 자라고 시간이 생겨서 여기에 가입하고 다이어리들도 읽어보니 수님을 알아가는데 큰 다리 역할을 하네요. 너무 좋아요! 더불어 미국 땅에서 처음으로 일하셨던 곳으로 인해 너무나도 큰 능력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구요..
저는 호주에서 지내는데.. 호주도 참 많이 통제되고 있고 백신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인지라 수님의 정보 컨텐츠들로 인해 조용하게 공감하며 하나님의 뜻을 위해 기도하며 지내고 있어요. 늘 수고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고 제자들에게 다른 이들의 발을 씻으라 하신 예수님이 생각나네요. 먼저 본을 보였을 때 리더의 권위가 진정으로 세워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주 오래전 부터 유튜브도 바뀔 때마다 따라다니고 페북도 따라다니고 앱도 깔고 알람도 울려 항상 보고 있었지만 눈팅만 하다 처음 글을 남기네요.
어떻게 글을 남기는지 몰랐는데 매번 감동적인 글에 이번에 회원가입하고 글 남깁니다.
수님의 하시는 일에 항상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지혜와 분별력이 더해지고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진정한 제자의 삶을 사시길 기도하며 응원합니다.
내가 스피카 쑤님을 더욱 사랑하고 아끼고 신뢰하는 이유…다이어리를 읽으며 난 다시금 확인합니다. 가벼운 입, 가쉽과 비난을 멈출 줄 모르는 세치혀, 업뎃이나 업그레이드 되지 않은 오래전 얄팍하고 편협한 배움에서 온 생각, 자존감이 아닌 자존심에서 비롯된 절대 지지 않아야 하고 유지되어야 하는 체면문화형 판단, 몸으로 하는 고귀한 노동에 대한 저급한 평가와 무시에서 비롯된 우월감, 경쟁자는 무조건 더 크기 전에 싹수부터 잘라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싸구려 지식인들에 염증이 나 있었던 내 삶에 찾아와 준 스피카 쑤…진짜 사골육수처럼 깊고 멋진 그녀. 나이와 세대와 성별과 과거와 출신성분(?)과 국가의 차원을 넘어…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진짜여서 고맙습니당
소피아님,
팬인 것처럼 왔다가 뒤에서 욕하고 조리돌림하는 수많으 사람들을 본 저로서는 내게 찾아와준 소피아님이 곰국같고 순두부찌개 같은 분이었어요.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해주고 베풀어줄 마음을 갖고계신 소피아님… 참으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터키에서 Sue 님의 동영상 및 다이어리를 보고 있습니다. 오늘 처음 미국에 가셨을 때 경험담을 읽었는데 해 보지 않고 성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멀리 떨어져 제 사업을 하고 있지만 많은 부분이 공감이 갔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과 영상 많이 올려주세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피카 스튜디오 가족이 되어주신 것도 너무 감사합니다.
그럼요. 어떤 일을 해보지 않고 머리로만 안다는 것도 만들어보지 않은 음식의 레시피를 쓰고 맛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갑자기 터키가 가깝게 느껴지네요.
하시는 사업 잘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이 곳에서 자주 뵙겠습니다.❤️
읽는 도중 과거 서독 파견 간호사들이 떠올랐습니다. 리더가 되는 길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 지지 않죠. 스피카 수님과 같이 맨몸으로 부딛혀 미국에서 성공하신 이민자도 드뭅니다. 노력하고 또 근면한 모습으로 주류사회에 우뚝서신. 존경합니다. 그리고 주안에서 사랑합니다.
깡다구와 맷집이 거저 생긴게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요 오라버님. 그건 내가 존경하는 오라버님도 마찬가지. 사랑합니다.❤️
와… 수님같으신 상사 있으면 저라도 충성할것같아요!!
충성이고 뭐고 할 것도 없었어요. 서로 돕고 서로 잘되는 공동체적인 병원 분위기가 되었거든요. 리더와 직원들간의 수직구조를 수평구조로 바꾸어 각자의 책임량을 존중해주는 문화가 조성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직종과 직급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니 다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 역할은 긴장과 사기충천의 균형을 맞추는 일. 감사합니다.^^
수님의 모습은 사령부레 앉아 이래라 저래라 명령만하는 장군의 모습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상사 같은 모습의 리더 같습니다. 멋져부려!
저는 이래라 저래라 못합니다.^^
저도 싫은데 직원들은 얼마나 싫겠어요.
같이 팀을 이루어 으샤으샤하는게 최고지요.
감사합니다.^^
대단합니다.
존경스럽네요~
아닙니다. 주어진 환경이 저를 그렇게 만든겁니다. 칭찬 감사해요.❤️
바닥(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비유하자면)부터 탄탄히 다져오신 수님 그런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견고히 서 있는거겠죠 미국간호사 아무나하나 ㅎ 간호사란 직업도 힘든데 이민자의삶도 만만치 않았겠지요 같은간호사지만 정말 대단하십니다 간호사를 하다보면 거의 만능이 되어 가더라구요 전 수님 처럼 만능은 아니지만😁
저의 “Nursing 101”은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통증이 없도록 해주는 것. 저는 이것을 간호사들에게 늘 강조했어요. 약배달과 간호기록을 간호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알바 덕에 깨달은 겁니다. 99세 노인에게 약으로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지, 아님 늘 깨끗하고 편안하게 있다가 보기 좋은 모습으로 가족들과 이별하는게 더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어요. 저는 간호가 환자들의 Dignity(존엄성)를 자켜주는 일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간호사들은 멀티태스킹의 전사들이 맞습니다. 만능 해결사.😁❤️
“지도자가 더럽고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었을 때 그 밑의 직원들은 저절로 따르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몸소 보여주는 것보다 더 큰 리더십은 없었다.”
이 말이 정답인데 왜이리 먼저 희생하고 헌신하기 싫을까요.. 알면서 안 하면 죄인데.. 먼저 나서는 예수님 제자로 살길 기도합니다
머릿속 계산의 결과이겠지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결론의 결과.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목표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자기가 앉아있는 자리의 타이틀이 중요한 사람이 있고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량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 있지요. 부림과 섬김의 차이입니다.
Thank you for sharing this. It was beautiful to read, and you’re amazing.
💜 💙 💚 💛 🧡 ❤
Thanks for your support!😘
멋지고 감동적입니다. 몸으로 살아내시고 계신 당신은 진정한 기독교인임이 맞습니다.제가 마니 부끄러워 지내요.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넘어진 적도 많았구요. 스피카 스튜디오와 함께 계속 성장하겠습니다. 제가 바로 서야 스피카 스튜디오를 붙들어 지켜주신다는 것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요긴한 시기에 자양분 같은 알바를 하셨네요
이국 의 할아버지를 돌보는것은 만만치않은 노역이었을텐데 애많이 쓰셨네요 저도 아버지 어머니의 대소변은 받아보고 병간호를 한적있지만 모르는 사람을 돌본다는건 쉽지 않죠
솔선수범이 리더자의 덕목 중 하나라는것은 잘 들 알지만 어느 정도 지위에 오르면 주변의 눈치도 보이고 체면도 있다 생각되어서 꺼려지고 피하는데 역시 수님은 남다르신 비범한 리더의 모습이 있으십니다
짧은 일화지만 수님께는 소중한 경험이셨고 저를 포함한 누군가에게는 귀감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메리크리스마스 😊
그 일을 하고났더니 미국도 병원도 무섭지 않더라구요. 환자분들이 내 부모라면, 예수님이라면…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엔 대소변 기저귀 옆에서 식사하는 것도 괜찮더라구요. 중환들 돌보면서 인간된 사람중 하나입니다. 어머니 말씀이 맞았어요. 세상엔 할 수 없는 일과 하기 싫은 일 둘 중 하나에요. 할 수 있으면 당장 하는게 늘 답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국생활 첫걸음 부터 그 이후에 어떤 일이 닥쳐도 무섭지 않을 경험을 하셨군요. 어떻게 보면 사서 큰 고생을 하신거지만 그 경험 때문에 Sue님은 지금의 특별하신 분이 되셨을 겁니다. 이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눠 주시니까 더욱 더 각별한 유대를 느낍니다.
수영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에 빠져보는 거라고 하지요. 그 때의 알바 경험이 병원 조무사들과 환자들을 이해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줬습니다. 진짜 저는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면서 만사가 겁없는 사람이 되어버렸어요.ㅋㅋ 유대감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미국 이민자이기에 유대감을 안 느낄 수가 없네요. 물론 전 남자이고 Sue님의 경험을 전적으로 공유하지는 않지만 이민생활이 대략 어떤 것인가는 익숙하니까요. 누구나 이민을 갈 때에는 청운의 꿈을 안고 호강을 바라지만 현실은 엄청나게 냉혹해서 거의 밑바닥을 보게되는 경우가 많죠. 인생에서 가장 절실한 괴리가 이상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지 않나 싶습니다.
완전 공감합니다.^^
저는 수님이 남들보다 앞에서 실천하는 리더십을 하셨을 거라고 예전부터 알 수가 있었습니다.
수님의 과감한 행동, 흔들림 없는 신념
요즘 수님 같은 사람이 드물거든요
남에 일에 신경 안 쓰고 뒤에서 남을 험담하고 아랫사람만 험한 일 시키는 그런 분들이 대부분인데 수님 같은 분이 아직도 계셔서 오늘도 수님과 같은 신념으로 일을 할 수 있어요.
역시 수님은 최고예요~
존경합니다~~~^^
몸으로 떼우는게 제일 쉬웠어요. 더럽고 힘들다는 생각만 버리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미국 병원에서 일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고집 세고 과감한 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거 맞아요. 😅
칭찬 감사합니다.❤️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셨네요. 전 아버지 도와드리기도 겁나 겁나던데 ♡
저도 처음엔 힘들었는데 나중엔 선수가 되더라구요.^^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어떻게 됐어요?ㅋㅋㅋ
좋은 저녁 보내세요.
영주권 서류가 구비되어 2개월 후에 정식으로 이민을 오게 된거지요.^^
거친모습…아니고 환우를 사랑하는 모습이겠죠..
저희 엄마 병간호 할때가 기억납니다.
깔끔하게 꾸미고 온 간호사님들 엄마 석션 좀 도와달라고 하니 지금 인계시간이라 안된다며.. 저도 그 시간만 엄마가 토하지않고 석션할 시간이기에 부탁 드렸는데… 저는 그때부터 간호사.. 라는 직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제가 죄송해지네요… ㅠㅠ
인력이 부족한 이유로 환자분들이 대소변 묻은 기저귀를 그냥 차고 계시는게 정말 싫었어요. 알바 경험으로 그 일들을 스스럼 없이 할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감사하죠. 저는 그 때의 조무사들과 아직도 친분을 맺고 연락하고 지냅니다.
고생했지만 멋이 있어요 ❤
그리고 늦게 읽어서 미안해요 ㅋㅋ
– 캘리포니아에 사는 놈 –
빨리 읽어주신 거에요. 원래 늘 1등.👍
몸소 보여주는 것보다 더 큰 리더십은 없다는 말씀 정말 깊이 와닿습니다. 수님 같은 분 결코 흔히 볼 수 없어요 존경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에게 필요한 것들을 미리 알아서 몸으로 배우게 하신 하나님께 참 감사드려요.
돌아보면 매사에 헛수고란 없고, 가는 과정중에 내가 어떤 마음가짐이었는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역시 수님^^ 오늘 또 배워갑니다
그럼요. 돌아보면 다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것들이죠. 돈주고 살 수 없는 산교육이었어요.
역시. 천사에 인생을 살고계시는군요
그 땐 돈이 필요해서 했던 거에요. 그런데 제 인생에 참 도움이 되었어요. 천사같진 않아요. 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