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량은 이미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부피가 큰 연료 배터리가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베이징에 있는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충전소. | Feng Li/Getty Images

중국

신에너지車 생산 세계 1위 중국, 폐배터리 관리 안 되면 재앙

2021년 7월 19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신에너지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연료 전기차 등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신에너지 자동차의 급속한 발전이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에너지차의 핵심인 연료 배터리가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백kg에 달하는 연료 배터리의 사용 수명은 보통 5~8년 정도인데, 폐배터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치명적인 환경오염을 일으키게 된다. ‘청정하고 친환경적’인 차로 알려진 신에너지 자동차가 오히려 자연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에너지 자동차 배터리, 심각한 오염 초래할 수 있다

우펑(吳鋒)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g짜리 휴대전화 배터리 한 개로 표준 수영장 3개 분량의 물을 오염시킬 수 있고, 이를 땅에 폐기하면 땅 1km²를 약 50년 동안 오염시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휴대전화 배터리보다 부피가 큰 신에너지 자동차 배터리로 인한 오염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연료 배터리에는 코발트, 망간, 니켈 등의 중금속이 들어 있는데, 이는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다. 망간은 공기, 물, 토양을 오염시키며, 대기 중 망간 농도가 500㎍/㎥를 넘어가면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망간 함유량이 높은 물을 마시면 중추신경계가 손상되고 떨림, 신경쇠약 등의 중독 증상이 나타난다. 2010년 중국 광둥(廣東)성에서는 식수에 함유된 망간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해 식수난이 발생한 바 있다. 

연료 배터리의 또 다른 주요 오염원은 전해액이다. 전해액 속의 육불화인산리튬(LiPF6)은 대기 중에서 쉽게 분해돼 오불화인, 불화수소 등의 유해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토양과 수자원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 오불화인은 피부, 눈, 기도 등을 손상하는 유독성 물질로, 습한 공기에 격렬하게 분해돼 부식성이 강한 불화수소 가스를 생성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배터리 전해액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2015년 광둥성 광저우(廣州)시 톈허(天河)구 인민법원이 폐배터리 불법 폐기 사건을 심리한 결과, 피고인은 폐배터리 전해액을 땅에 쏟아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해액 속의 각종 오염물질은 배출 기준을 초과했으며, 그중 아연, 구리, 카드뮴, 납의 농도는 기준치보다 각각 4.73배, 5.29배, 27.10배, 5.42배 높았다.

2016년, 장쑤성 쑤저우(蘇州)에서도 배터리 전해액을 불법으로 폐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사례가 나왔다.

2018년, 선양 경찰은 랴오닝성 톄링(鐵嶺)의 한 공단에서 불법으로 폐배터리에서 납을 추출하는 업체를 적발해 폐배터리 330톤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 업체가 폐배터리에서 나온 황산 50톤을 인근 토지에 무단으로 버린 사실을 확인했다.

물론 이 사례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리융왕(李永旺) 중커합성유한공사(中科合成油有限公司) 사장은 제일재경(第一財經)과의 인터뷰에서 “신에너지 자동차 배터리로 인한 오염이 화석연료 자동차의 배기가스 오염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배기가스 오염은 인위적으로 억제할 수 있지만, 신에너지 배터리는 회수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움이 많다”며 “신에너지 자동차가 전체 자동차의 10%를 차지하게 되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오훙빈(曹宏斌) 중국과학원 과정공정연구소(過程工程研究所) 연구원도 한 인터뷰에서 “신에너지 자동차 폐배터리에는 300~1000V 범위의 서로 다른 고전압이 들어있기 때문에 회수, 해체, 처리 과정에서 잘못 다루면 화재 및 폭발, 중금속 배출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수 어려운 폐배터리

2018년, 중국 공업정보화부(工信部)는 ‘신에너지 자동차 배터리 재활용 관리 임시조치’를 발표했다. 신에너지 자동차 배터리 회수 책임을 자동차 제조사에 맡기고, 27개 기업을 ‘신에너지 자동차 폐배터리 종합 이용 업계 규범 조건’에 부합하는 업체 명단(약칭 화이트리스트)에 포함한 것이 골자다. 그러나 공산당 매체 인민망(人民網)은 자격이 없는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폐배터리를 ‘고가’에 휩쓸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펑싱야(馮興亞) 광저우자동차(廣汽集團·GAC GROUP)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모든 대형 엔진공장에서 배터리 회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회수되는 폐배터리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매체인 차이신(財新) 보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업체 궈쉬안가오커(國軒高科·002074.SZ) 연구소 부원장으로 있었던 양쉬라이(楊續來) 허페이대(合肥學院) 교수는 “폐배터리는 주로 4S샵의 수리나 교체 과정, 폐차 과정, 그리고 배터리 기업의 불량품 처리 과정 등 세 가지 경로를 통해 나온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배터리 기업의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불량품만 공식 루트를 통해 회수되고 그 외 배터리들은 어디로 흘러드는지 알 수 없다. 바오웨이(鮑偉) 저장 화요순환과기유한공사(華友循環科技有限公司) 회장도 “공식 루트에 들어가는 폐배터리는 절반도 안 된다”고 밝혔다.

 

급속도로 증가하는 폐배터리

지난 6년 동안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는 2014년 7만 5000대에서 2020년 136만 7000대로 17배 증가했다. 중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보유량은 약 580만 대로, 전 세계 신에너지 자동차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이 고속 성장하면서 폐배터리도 크게 늘고 있다.

2020년 중국 연료 배터리 누적 설치량은 63.6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광다(光大)증권의 예측에 따르면, 2020~2060년의 리튬배터리 수요 누계는 25TWh에 달한다. 또한 1GWh 배터리에 사용되는 탄산리튬이 600톤이기 때문에 탄산리튬 수요는 1500만톤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연료 배터리 누적 폐기량은 약 20만톤(약 25GWh)이며, 2025년 누적 폐기량은 78만톤(약 116GWh)에 이를 전망이다. 

폐배터리의 대량 증가는 중국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맞물려 있다.

2009년,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과학기술부, 재정부, 공업정보화부는 ‘십성천량(十城千輛·10개 도시의 차 1000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약 3년간 10개 도시에 보조금을 지원해 신에너지 자동차 1000대를 시범 운행하는 시책이다.

그 후 베이징 당국은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일련의 정책을 내놓았다. 2014년 국무원은 신에너지 자동차 취득세 면제를 승인했고, 2015년 4월 재정부는 ‘2016-2020년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 및 응용 재정보조금 정책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신에너지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7년 9월에는 공업정보부와 재정부 등 5개 부처가 공동으로 ‘승용차 기업 평균 연비와 신에너지 자동차 포인트 병행관리법’을 발표했다. ‘더블 포인트’ 방법으로 불리는 이 조치는 자동차 제조사가 신에너지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거나 생산량이 부족하면 ‘고연비 자동차 생산 중단’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홍콩의 재경분석가 장톈밍(蔣天明)은 에포크타임스에 “이런 정책들은 고속성장 산업을 빠르게 탄생시켰다. 그러나 만약 폐배터리를 효과적이고 회수하지 못하면 신에너지 자동차의 청정·친환경 이미지는 거짓 명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에포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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