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3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 총재인 그는 29일 예정된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기로 했다. | 도쿄=AFP/연합
오피니언
스가 총리 사퇴가 가져올 미·일 VS 중 대결 구도의 대격변
2021년 9월 6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뉴스분석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3일 사임 의사를 전격 발표했다. 오는 29일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며,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달 말 총재 임기 만료에 맞춰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 총리 임명 1년 만이다.
스가 총리의 연임 포기 결정으로 일본 정국은 권력 공백의 소용돌이로 들어갔다. ‘권력의 공백’은 지난 9월 스가 총리가 전임 신조 아베 총리의 후임으로 지명된 이유이기도 했다.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을 이유로 작년 8월 말 전격 사임했다. 자민당 내 강경 보수파로 분류되던 스가 총리는 권력의 공백을 막고, 친중파인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총리 임명을 막는 소방수 역할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사퇴 발표 전날까지도 일본 언론이 스가 총리의 연임을 보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스가 총리 스스로도 연임을 결심했지만, 10시간 뒤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 연임 포기를 선언하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 분분한 추측을 일으켰다.
대외적으로 드러난 스가 총리의 사임 이유는 지지율 급락이다. 최근 일본의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증감을 반복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가 내각은 정치권과 국민들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특히 8월 6일부터 9월 1일까지 26일만에 일본의 신규 확진자는 50만명 폭증하며 150만명을 돌파했다. 50만명에서 100만명을 넘을 때까지 4개월이 걸렸지만, 100만명에서 150만명을 넘는 데는 채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도쿄올림픽 강행도 지적받았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많은 기업, 민간단체가 올림픽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스가 내각은 이미 1년 연기된 올림픽을 더는 연기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올림픽 개최는 아베 전 총리의 바람이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비교적 큰 혼란 없이 올림픽을 치른 스가 총리 역시 일본의 ‘올림픽 징크스’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4차례 올림픽을 치렀는데, 꼭 올림픽이 원인은 아니었지만, 그때마다 총리가 물러났다.
코로나 확산과 올림픽 강행으로 인해 스가 총리에 대한 여론은 더 악화됐다. 작년 9월 출범 당시 70%대였던 지지율은 최근 26%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는 11일 중의원(하원) 총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스가 체제로는 승산이 없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단순한 지지율 하락만으로는 ‘연임 도전’에서 ‘연임 포기’로 하룻밤 만에 돌변한 스가 총리의 태도변경이 잘 설명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지난달 31일 교도통신의 보도가 눈에 띈다. 스가 총리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기 사흘 전 시점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고 10월 17일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다음 주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포함해 자민당 고위인사를 교체할 것”이라고 전했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 자료사진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이어 3일 교도통신은 총리실 소식통을 인용해 스가 총리의 재선 불출마가 “자민당 내부 정치적 요인” 때문이라며 “당초 오는 6일로 예정했던 고위인사 교체를 실현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가 당내 2인자인 니카이 간사장을 교체해 참신한 인물을 수혈한 뒤 총선 체제에 돌입하려 했으나, 당내 반발로 무산됐고 결국 연임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간사장은 당의 자금을 관리하고 공천권을 쥔 실세다. 12선 중의원 겸 역대 최장수 간사장인 니카이 간사장은 독단적인 선거구 조정과 인사행정으로 당내 소장파, 특히 젊은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스가 내각은 지지율이 낮지만, 일본 젊은 층은 자민당의 집권을 지지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니카이로 대표되는 당내 기존 세력을 쇄신하고 젊은 의원들을 중용해 새 정치판을 짜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온건파인 니카이 간사장은 자민당 내 대표적 친중파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중국과 친하게 지냈다. 시진핑, 왕치산, 왕이 등 중국 공산당 고위층이 모두 그와 직접 만난 적이 있다.
반면, 강경 보수파로 분류되는 스가 총리는 집권 후 확실한 반중, 반공 행보를 보여왔다.
중국은 스가 총리가 미국, 대만과 공조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과 일본이 반중을 공모한다”며 격렬하게 비난해왔다.
스가 총리의 니카이 간사장 교체 시도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친중인사를 내치고 반중 행보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힐 수 있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당초 3일 자민당 임시 위원회를 열고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이 자리에서 역대 최장인 5년 이상 간사장을 맡고 있는 니카이의 후임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일에서 3일로 넘어가는 하룻밤 사이 상황은 역전됐고, 스가 총리는 3일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직자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전념하고 싶은 생각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전날까지도 연임 도전과 당내 고위인사 교체 방침을 피력하며 차기 내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방역 전념”을 이유로 사퇴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한편 교도통신이 3일 스가 총리의 연임 포기 발표 직후, 유권자 1071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 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감 1위로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장관이 뽑혔다.
일본의 차기 총리가 누가 되든지, 중국 공산당에 맞서 강경한 대응을 유지해온 미·일 동맹의 향후 행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에포크타임스, 탕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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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스가 총리 사퇴가 가져올 미·일 VS 중 대결 구도의 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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