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SMIC 공장 입구의 로고 | EPA/연합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문명계화

속절없이 붕괴되는 중국 반도체의 ‘마지막 희망’ SMIC

2021년 11월 13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대만 TMSC 출신 핵심 경영진 줄사퇴…주가 요동
SMIC “개인 결정 존중”, 우려 여론 진화 안간힘
시장선 “첨단제품 개발 포기 선언과 마찬가지” 반응도

지난 12일 밤 중국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 SMIC(중신궈지·中芯國際)에서 대지진이라 할만한 인사가 있었습니다.

대만 최대 위탁생산업체 TSMC 출신으로 SMIC의 핵심인력이었던 쟝상이(蔣尙義), 량멍송(梁孟松), 양광레이(楊光磊)가 이사직을 내놓고 SMIC를 떠났습니다.

장샹이는 부회장 겸 집행이사, 량멍송은 집행이사, 양광레이는 독립이사로 모두 대만에서 건너와 SMIC의 핵심 전략을 책임지던 인사들입니다.

SMIC는 공고문을 통해 이 세 사람의 빈자리는 모두 중국 쪽 인물들로 대체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SMIC의 인사는 업계는 물론이고 관리감독 부문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상하이증권거래소도 SMIC에 긴급 서한을 보냈지만, 이 서한의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SMIC는 이번 인사변동은 “관례적인 일”이라고 파장을 축소하려 하고 있지만, 세 사람이 한꺼번에 회사를 그만두자 주가는 크게 요동쳤습니다. 홍콩주식시장에서는 SMIC 주가가 한때 6%나 폭락했고 상하이에서도 장중에 5% 하락했습니다.

주식시장에 파문이 일자, SMIC 측은 “세 사람의 개인 의견을 존중해 방출을 결정했다”며 “그동안의 공헌에 감사한다”는 말로 별일 아니란 듯 수습하려 했습니다. 

쟝상이(蔣尙義·좌), 량멍송(梁孟松·우) | 중앙사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그만둔 이들도 이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쟝상이는 “이사회에서는 아무런 의견충돌이 없었다”며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75세인 쟝상이는 지난해 12월 5일 SMIC 측의 적극적 구애로 부회장에 영입된 인물입니다. 아직 1년도 채 못 채운 상태인데 벌써 떠나는 것 치고는 이유가 석연치 않습니다.

현재 75세인 쟝상이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대부로 통합니다. 그는 TSMC 연구개발부서의 주역으로 창업자 장중머우(張忠謀)의 총애를 받았던 인사입니다. TSMC에서 연구개발담당 부회장을 지내다 2013년에 퇴직했습니다.

그러다 2016년에 SMIC의 초빙으로 독립이사로 영입돼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후 우한홍신이란 반도체 제조업체를 맡았습니다. 그러다 이 회사에서 재무문제가 발생해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러나 반도체에 대한 인연을 끊을 수가 없어 다시 SMIC로 영입돼 부회장을 맡게 됩니다. 

이처럼 반도체에 애착이 강했던 쟝상이가 그만둔 데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사회 내부에서 충돌이 있었거나 대만인이라 신뢰할 수 없어 내쫓는 것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목을 조르다 보니 전망이 없다고 본인이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내부 갈등 요인으로는 쟝상이가 다시 복귀하자 그 바로 아래에 있던 량멍송이 불만을 제기했을 수도 있습니다. SMIC가 량멍송을 믿을 수 없어 쟝상이를 다시 불렀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같은 대만 TSMC 출신인 쟝상이와 량멍송은 TSMC에 있었을 때도 상하관계이면서도 서로 간에 알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량멍송은 이미 몇 달 전에도 SMIC를 떠나려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SMIC는 그를 붙잡아 두기 위해 2000만위안(약 37억원)의 주택을 제공하고 연봉도 34만달러(약 4억원)에서 135만달러(약 16억원)로 대폭 높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는 쟝상이의 연봉 67만 달러의 두 배 이상입니다.

또 SMIC는 과거 20년 동안 중국본토계, 해외유학파, 대만계 등 회사 내부 파벌 간 알력이 심했습니다.

쟝상이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의 ASML과 관계가 좋아서 가장 양질의 제조기기를 확보할 능력이 그나마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ASML로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노광기(EUV)를 구매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특히 미국의 제재가 효력을 냈습니다.

SMIC는 중공군과 관계있는 업체로 규정돼 미국의 제재명단에 올랐는데,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 때부터 ASML에 대해 극자외선 노광기를 팔지 말라고 요청했고 바이든 정부 역시 이런 조치를 강화했습니다. 미국은 28나노 제품을 생산하는 기기도 수출을 금지하라고 네덜란드 ASML에 압력을 가했습니다.

쟝상이가 ASML과 담판할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제 더 이상 어찌할 방도가 없게 됐습니다. ASML이 중공에는 장비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SMIC에는 이미 사형선고가 내려진 셈입니다. 

반도체 제조 공정 | Carsten Koall/ Getty Images

지난달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SMIC가 아무리 TSMC의 핵심인사를 영입해도 ASML이 설비를 팔지 않으면 다 허사”라고 지적했습니다. TSMC의 인재를 아무리 데려오더라도 TSMC를 추격하는 일이 완전히 불가능해진 겁니다.

량멍송은 7나노 이상의 연구개발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쟝상이와 량멍송 두 사람에 대한 방출조치는 SMIC가 사실상 최첨단 제품개발은 포기하기로 했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소한 10나노 이상의 반도체 개발은 사실상 어렵게 됐습니다. 이제 중공이 자체기술로 반도체 산업의 패권을 유지한다는 야심은 헛된 공상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중공)의 중대회의인 6중전회를 마치고 “과학기술의 자립자강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당일 SMIC의 핵심 관계자들이 축출됐습니다.

시진핑의 “자립자강” 발언과 SMIC의 대만 출신 인력 퇴출이 직접 관련성이 있는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모든 첨단기술 분야에서 자립하라는 시진핑의 교시에 따라 SMIC가 이런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이번 결정은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황당한 일로 여겨집니다.

이 때문에 대만 매체들은 “시진핑이 마오쩌둥처럼 봉기에 실패한 뒤 장시성의 징강산(井岡山)에 숨어든 것처럼 쇄국의 함정에 스스로 빠졌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달 27일 ‘반도체 영역에서 중국은 상품 지옥에 빠져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위상에 심각한 위협이란 생각은 환상”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아직 멀었다는 겁니다. 

반도체 분야의 유명 시장 조사기관인 IC 인사이츠(IC Insights)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6%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TSMC, 삼성, SK하이닉스 등 외국 기업의 중국 내 공장 생산분을 제외한 순수 중국산만 계산하면 6%로 떨어집니다.

SMIC(中芯國際ㆍ중신궈지) 로고 | 연합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TSMC가 장쑤성 난징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전체 생산량의 90%를 대만에서 담당해왔습니다. 미국이 중국 공장 증설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새 공장을 건설 중이고, 일본 구마모토에도 8천억엔(약 8조2천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중공은 인텔과 AMD가 거의 100% 장악하고 있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생산능력 역시 아주 취약해서 자체 공급능력이 1%에 못 미칩니다.

인공지능(AI)의 학습기술에 필수적인 그래픽 처리장치(GPU) 생산능력 역시 암담한 수준입니다. 이 부문은 미국기업 엔비디아(Nvidia)와 AMD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도 뛰어들 예정입니다. 

엔비디아의 GPU는 5나노급인데, 중국에서 GPU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인 창사의 징자 마이크로(景嘉微)의 기술력이 28나노급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중공 인민해방군에 제품을 공급해 얻는 수익도 3600만달러로 엔비디아의 연간 수익 220억 달러와는 비교 불가 수준입니다.

중공이 아무리 첨단기술로 AI 영역의 무기를 개발한다고 해봐야 미국의 기술에는 족탈불급(足脫不及 ·맨발로 뛰어도 미치지 못함, 능력이 모자라 따라가지 못함)인 이유입니다.

-박상후의 시사논평 프로그램 ‘문명개화’ 지면 중계

*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표현은 원저자의 ‘중공’ 대신 중국, 중국 공산당으로 변경했습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포크타임스, 박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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