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11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2021년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제2차 대회에서 폐막연설하던 중 관객을 가리키고 있다. | 에포크TV 캡처

미국/북미

미 교육계 ‘비판적 인종이론’ 뭐길래…트럼프도 “무찌르겠다”

2021년 7월 12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텍사스에서 진행된 2021년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제2차 대회 폐막 연설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을 “무찌르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늘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도움으로 우리는 급진좌파, 사회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비판적 인종 이론가들을 물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국경을 지키고, 좌파의 캔슬컬처(cancel culture·취소문화)를 폐지할 것이며, 언론의 자유와 자유 선거를 복원할 것이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비판적 인종 이론’을 둘러싼 대립이 격렬하다. 비판적 인종 이론이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미국을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로 만들어진, 태생부터 잘못된 국가로 가르치고 있어서다.

비판적 인종 이론에 근거한 학교 교육을 반대하는 보수우파에서는 인종차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모든 백인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려 하고 있으며 그 뿌리가 마르크스 계급투쟁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급진좌파가 비판적 인종 이론을 사회 제도 개선을 꾀하는 한 견해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노동자 대립을 백인-유색인종 대립으로 치환해 미국 사회에 계급 투쟁을 이식하려는 의도로 국가관을 확립해야 할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의 지지자들은 미국의 인종차별이 개인이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라고 주장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포괄적 노력 모두가 비판적 인종 이론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건국 역사, 법 체계가 인종차별을 깔고 있다는 것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경찰 예산삭감·경찰 폐지’라는 극단적 경찰 개혁안 역시 비판적 인종 이론의 영향을 받았다고 여겨진다. 경찰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체포 매뉴얼과 조직 운영 등이 모두 인종차별주의에 근거하고 있어 인종차별을 없애려면 경찰 조직을 없애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따라 경찰을 축소한 리버럴(민주당 우세) 지역에서는 범죄가 치솟는 등 치안 불안으로 주민들이 이탈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 축소 정책을 철회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5월 뉴욕시와 LA시가 지난해 삭감한 경찰 예산을 일부 복원하거나, 철회했던 경찰서 신설 계획을 재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범죄가 기록적인 증가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 FBI에 따르면 대도시 살인사건은 지난해 4분기 32.2% 증가했다.

실제로 미국 학교 현장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이라는 명칭을 직접 교육에 사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지역 언론인에 따르면 반인종차별, 조직적 인종차별, 다양성·포용성·평등, 사회 정의 등 여러 가지 형태와 용어로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판적 인종 이론을 가르치려는 학교, 이사회, 교사 노조와 이를 막으려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두고 ‘문화 전쟁(culture war)’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비판적 인종 이론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관을 향한 ‘캔슬컬처(cancel culture·취소문화)’의 한 형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캔슬컬쳐는 우리와 정치적 견해가 다르면 존재 자체를 배척한다는 태도다. 미국은 인종차별 국가이니 건국 역사부터 보이콧하겠다는 식이다.

미국적 가치관을 옹호하는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는 주지사들이 앞장서서 비판적 인종 이론이나 유사한 교육이론을 교육 현장에 도입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나섰다.

앞서 3월에는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역 내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 교육을 몰아내겠다고 선언했고, 가장 최근에는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지난주 지방정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판적 인종 이론 및 현장 응용에 관한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CPAC 폐막 연설에서 “이 나라에서 과격한 좌파가 다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라”며 “다수는 우리다. 그들은 비슷하지조차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급진좌파가 변호사단체, 대학, 초중고교,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빅테크, 금융권 등에 침투해 지배하고 있다면서 정책 대결, 대법원 판결 같은 보이는 갈등보다 “상황이 훨씬 크다”며 일부는 그 배후에 공산주의 국가들이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 내내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민주당이 국경 안보를 잘못 처리했다고 비난하며 자신이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과 비교했다.

그는 “우리는 수천 명의 외국인 범죄자들을 추방했고”, “수백 킬로미터가 넘는 국경장벽을 건설했다”면서 “하지만 이제 바이든 행정부는 국경 사태를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재앙으로 만들었다”고 일갈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2021년 제2차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설하고 있다. | Brandon Bell/Getty Images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보수적 의견을 부당하게 검열했다며 제기한 집단 소송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거의 동시에 일제히 정지시키며 ‘부정선거를 주장해 폭력을 부추겼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트럼프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작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바이든 차남 헌터 바이든에 관한 폭로 기사를 검열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빅테크의 2020년 선거 개입은 우리 공화국과 미국 유권자에 대한 터무니없는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민주당 앞에 무력하거나 심지어 동조하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비판하며 “리즈 체니는 현재 주류 언론들이 가장 많이 보도하는 공화당 의원”이라고 꼬집었다. 

퇴임 후 반년이 지났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유권자들과 의원들 사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2024년 대선 출마와 관련해 확언을 피하면서도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의회 탈환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지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오하이오주에서 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옛 백악관 참모 맥스 밀러에 대한 지지 연설로 퇴임 후 첫 대규모 유세를 시작했으며, 독립기념일 연휴기간이었던 지난 3일에는 플로리다 새러소타에서 두 번째로 연설했다.

앞서 6월 말에는 미국-멕시코 국경지역을 방문했으며 이 자리에는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함께했다.

에포크타임스,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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