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독일 새 연립정부에 합의한 정당 대표들이 ‘연정 합의안’을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모여 있다. 왼쪽부터 크리스티안 린트너 대표(자유민주당), 올라프 숄츠 부총리(사회민주당), 아날레나 베어보크 공동대표(녹색당), 로베르트 하벡 공동대표(녹색당)이다.ㅣAP연합뉴스 제공

유럽

독일 ‘신호등 연정’ 출범…中과 관계 빨간불 켜지나

2021년 11월 29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독일 헌정사상 최초 사민–자민–녹색 3당 연립정부 출범 예정
민주 대만·신장 위구르 등 ‘인권 중심’ 외교 천명
‘親中’ 메르켈 정부와 달리 신 정부는 중국에 강경한 입장 보여
중국은 반발, 대만은 환영

다음 달 독일에서 ‘신호등 연정(聯政)’이 출범한다. 11월 24일, 빨간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하는 사회민주당(SPD·사민당), 노란색의 자유민주당(FDP·자민당), 환경을 상징하는 녹색의 녹색당(German Greens Party)이 독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3당 연립 정부 구성을 합의했다. 지난 9월 총선에서 승리하였으나 연방 하원 원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사민당이 두 달간 연정 협상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9월 26일 치러진 제20대 독일 연방의회 선거 결과,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당은 원내 1당을 차지했다. 사민당은 총 25.7%의 득표율을 기록, 24.1%를 기록한 중도우파 성향의 기독교민주연합(CDU·기민당)·기독교사회연합(CSU·기사당) 등 ‘기독교 보수 연합’을 1.6% 포인트 차의 근소한 차로 앞서며 승리했다. 다만 원내 과반 의석에는 못 미쳤다.

사민-자민-녹색당 3당의 연정 합의 결과, 사민당 소속 올라프 숄츠(Olaf Scholz) 현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이 총리, 크리스티안 린트너(Christian Wolfgang Lindner) 자민당 대표가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 아날레나 베어보크(Annalena Charlotte Alma Baerbock) 녹색당 공동대표가 외무부 장관을 맡기로 했다. 차기 내각은 12월 6일 출범 예정이다.

3당 연합은 11월 24일 기자회견을 개최, 연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더 많은 진전을 위해: 자유, 정의,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위한 동맹(Dare more progress)’이라 이름 붙인 총 178쪽의 합의문은 ▲2030년까지 석탄 연료 사용 단계적 감축 및 재생 에너지 확대 ▲독일 외교 정책에 대한 지원 확대(GDP의 3% 투자 계획) ▲대마초 합법화, 알코올 및 니코틴 예방 교육 확대 ▲최저임금 12유로로 인상 ▲유럽 선거의 투표 연령 16세로 하향 ▲디지털 혁신 및 인프라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주목할 대목은 외교 부문 합의다. 총 16년의 총리 재임 동안 12차례 중국을 공식 방문할 정도로 친중 외교를 펼친 앙겔라 메르켈(Angela Dorothea Merkel)과 달리, 대 중국 강경 기조를 담았다. 메르켈의 총리 동안 독일 연방정부는 대 중국 유화 정책을 지속해 왔다. 그 속에서 2016년부터 중국이 독일의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섰다. 특히 BMW·폭스바겐 등 많은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수출이 늘어난 것이 큰 몫을 차지했다.

반면 새로 출범할 연립정부는 중국에 대해 강경책이 필요하다는 공동 합의를 도출했다. 11월 24일 공개된 3당 연정 합의문에는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족 강제수용소 설치 등 중국 내 소수민족 인권 탄압 ▲화웨이 등 중국산 통신 장비의 사이버보안 문제 ▲중국 진출 독일 기업의 지식 재산권 침해 ▲독일 경제의 과도한 중국 의존 문제 등을 명시했다.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홍콩 문제 관련해서는 ▲‘민주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 및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지지 ▲홍콩에서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유지와 인권 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 민감한 사안도 명문화했다.

유럽연합(EU) 최대 지분국인 독일의 외교정책 기조 변화는 유럽 전체의 대 중국 외교정책 전환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유럽연합을 이끄는 독일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발맞춰 대중 압박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메르켈 시대에서의 대전환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신내각 합류 인사들의 면면도 반중 색채가 짙다.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외교 수장 자리에 오를 예정인 베어보크 녹색당 공동대표는 인권 문제와 관련, 중국·러시아에 강경 발언을 해 왔다. 그는 외무부 장관 취임 후 “인권을 기조로 하는 외교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총선에서도 녹색당은 총선 공약으로 “가치에 기반한 외교정책을 추구한다”고 천명하며 독일과 유럽연합(EU) 안보에 위협으로 인식되는 국가에 대해 더욱 강력한 입장을 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베어보크는 총선 기간 동안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중국 제품을 독일에 들여올 수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무부 장관으로 입각할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유민주당 대표 역시 메르켈 정부의 유화적인 대중국 정책에 반대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 중국·대만 정책에 초점을 맞춰 볼 때, 중국에는 적색등 내지는 경고등, 대만에는 녹색등이 켜진 셈이다. 

실제 중국과 대만의 반응은 엇갈렸다. 새로운 연정 합의문 발표에 대하여 중국 외교 당국은 대만 문제, 홍콩 인권,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등 중국의 민감한 내용이 거론되자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월 25일 브리핑을 통하여 대만, 남중국해, 신장(新疆) 위구르, 홍콩 등은 모두 중국 내정(內政)임을 강조하며 “역대 독일 정부는 모두 하나의 중국 정책을 준수해 왔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독일 신 정부도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계속 지켜나가 중국-독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보호하자고 제안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은 독일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큰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양국의 관계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당사자인 대만 정부는 독일의 새 연정 합의문에 지지를 표명하며 양국의 우호적인 협력이 증진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11월 26일, 어우장안(歐江安)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올라프 숄츠 독일 신 정부와 우호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각 영역에서 상호 도움이 되는 관계 확대와 함께 대만해협의 현 상황과 국제 평화 번영이 유지, 보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셰즈웨이(謝志偉) 주독일 대만대표부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독일 연정 참여 정당들의 합의안에 ‘민주 대만’으로 표기된 것은 큰 진전이다. 중국과 대만 간의 통일과 독립의 다툼이 아니라 자유 민주와 독재와의 다툼”이라고 썼다.

한편, 내달 퇴임을 앞둔 메르켈 총리는 11월 17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중 관계에서 완전한 비동조화(디커플링)는 옳지 않고 독일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 이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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