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중국

당혹감 드러낸 시진핑, 경제회의서 식량 문제 대책 추궁

2021년 12월 15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은 곤경에 처했다는 신호음이 뚜렷해지고 있다. 비슷한 소식은 여러 차례 전해졌지만, 이번에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중공) 총서기가 직접 언급할 정도로 심각한 분위기다.

시진핑 서기는 지난 8일 중공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그러면 식량은 어떻게 할 거냐(那麼糧食怎麼辦)”라고 말했다.

지도부 발언을 주로 간접적으로 전해온 중공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례적으로 이 발언을 원래 표현 그대로 1면에 게재했고, 모든 관영매체가 이를 강조하며 전재 보도했다.

앞서 중공 전직 재정부장(재정부 장관) 러우지웨이(樓繼偉) 역시 “물·식량·전기·반도체칩 등 4가지가 부족해 (중공이) 사상 초유의 위험에 처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중공 관영매체에서는 체제 위험에 대한 보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 최고 권력자인 시진핑이 식량 사정이 어렵다는 말을 한 것이다.

나라 살림을 맡은 중공 국무원 총리 리커창은 이미 여러 차례 “경제가 하강국면”이라고 말했지만, 시진핑은 줄곧 낙관적인 태도를 취해왔는데 이번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더 이상 진상(眞相)을 감출 수 없는 절박한 상황임을 시사한다.

시진핑은 수요 축소, 공급 충격, 경제 약세전환의 3중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穩·원)’이라는 단어도 25번이나 언급했다. 보이지 않은 부분에서 불안 요소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에서는 사회질서 유지를 ‘웨이원(維穩·안정유지)’이라고 부른다. 실제로는 민심 동요로 인한 폭동 방지를 위한 치안이다. 중공의 예산안에는 다른 국가에는 없는 항목이 존재하는데 ‘웨이원페이(維穩費)’라는 치안 예산이다.

중공이 엄청난 국방비를 지출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사회질서 유지에 쓴다. 지난 2002년 웨이원페이는 군비 대비 78%였지만, 이듬해 121%로 급증했다. 이후 점차 감소해 2009년에는 95.8%였지만, 2010년부터 다시 국방비를 넘어섰다.

이처럼 엄청난 비용이 공안 병력을 유지하고 주민을 감시하는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다. 이는 중공이 국민을 가장 큰 적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치안유지에는 강력한 공권력도 필요하지만, 먹거리도 중요하다. 국민이 굶게 되면 치안유지에 즉각 문제가 생긴다.

중공 경제에서 먹는 문제는 절대적이다. 수천 년 동안 ‘백성은 먹는 게 하늘이다(民以食爲天)’란 말이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먹는 문제가 정치의 으뜸이고 곡식은 백성의 생명(食為政首 谷為民命)’이라는 말도 있다. 과거 봉건왕조든 현재 공산체제든 백성이 굶으면 체제가 지탱할 수 없다.

시진핑 역시 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인의 밥그릇은 자기 손안에 단단히 잡고 있어야 하고 절대로 이 기본문제에 있어서는 남들이 우리 목덜미를 쥐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식량의 자급률이 떨어져 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중공은 현재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해 1~10월 중공의 식량 수입은 23% 폭증했다. 이 가운데 옥수수는 236%가 늘었다. 옥수수는 식용유와 돼지 사료 생산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품목이다.

시진핑은 “중국 전국의 경지면적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남부 지방의 양식을 북부에 보냈(南糧北調)는데 이게 역전됐다”라고도 지적했다. 

또한 “어떤 지역에서는 농지에 경작을 하지 않고 양어장을 조성하거나 화예, 과수원으로 쓰는데 그러면 양식은 어떻게 할 거냐”고 말했다. 인민일보가 그대로 인용한 “그러면 양식은 어떻게 할 거냐”가 이 대목에서 나온 말이다.

경작지가 줄어든 이유는 법을 무시하고 농지에 마구 건물들을 지었기 때문이다. 도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농지였던 곳마저 부도심이 조성됐다. 농민들이 농사를 포기해 경작지가 황폐해지면서 멧돼지도 엄청나게 늘었다. 당국 추산 100만 마리 이상이다.

농촌 지역의 멧돼지 개체가 불어나면서 도심 지역에도 멧돼지들이 심심치 않게 출몰하고 있다. 장쑤성, 안후이성, 쓰촨성 등 남부 지역에서는 철문을 부수고 주택에 침입하고 미용실, 백화점 매장에도 나타났다.

과거에는 중국에서는 ‘후난과 광둥이 풍년이면 전국이 먹을 걱정은 없다’고 했는데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도시화로 경작지 절대 면적이 줄어든 데다 남부 지역 수해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근시안적 정책도 독이 됐다. 당국은 한때 황사를 막겠다면서 농지에 나무, 과실수 등을 심으라고 했지만 식량난이 닥치자 멀쩡한 나무와 과실수를 베어내도록 하고 있다.

중국의 국토 면적은 크지만, 농사지을 땅은 면적에 비해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농촌으로 간 것도 이유가 있었다. 

지난 9월 마윈은 저장성 스마트팜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럽 방문 때에는 스페인을 거쳐 네덜란드로 건너가 현지의 선진농법을 견학했다고 했다. 모두 시진핑 총서기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중국 교육사업의 거물 위민훙 신둥팡교육과기그룹 회장 역시 농산물 판매에 뛰어들었다. 시진핑이 사교육에 철퇴를 내리자, 위 회장은 방송에 출연해 멜론 먹방까지 하며 과일 상품판촉을 하고 있다.

대형 포탈 넷이즈는 양돈사업을 진행 중이고, 전자상거래 선두주자 징둥닷컴 역시 ‘물류는 이제 농촌으로 통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농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문화대혁명 당시 도시 청년들을 농촌에 내려보내 재교육받게 한 ‘상산하향(上山下鄕)’의 재현이다. 모두 시진핑의 의중에 따른 행보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중공 재정부장(재정부 장관) |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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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하향은 일자리가 부족한 도시 청년들에 대한 기만책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식량난이 찾아온 중공 경제는 일자리 가뭄도 심각하다. 

외국기업들이 줄줄이 철수하는 사례는 계속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7일에는 세계적 타이어제조업체인 일본의 브릿지스톤이 광동성 후이저우의 공장을 올해 말에 폐쇄한다고 밝혔다. 518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세계 3대 타이어 메이커 중 하나인 브릿지스톤은 1997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지난해 매출이 두 자릿수나 하락해 233억엔의 손실을 봤다.

미국의 대표적 유통 체인 월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달 7일 중국 진출 1호점이었던 선전훙후점과 3개 지점의 문을 닫았다. 올해 들어 32개째다.

선점효과와 현지화 성공으로 승승장구하던 프랑스의 카르푸는 두 달 새 점포 14곳이 영업을 중단했다. 시진핑이 말한 ‘민간의 수요축소’라는 표현 그대로다.

식량 등 민간의 수요를 줄여야 할 정도의 경제적 위기 상황을 시진핑이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사실상 파산 상태인 헝따그룹에 대한 처리도 더욱 공론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헝따그룹 소식이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정작 중공 매체들은 그동안 헝따그룹 관련 뉴스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9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헝따그룹에 대한 평가를 C등급에서 ‘제한적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강등했다는 사실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때 스탠다드, 무디스도 잠자코 있었다. 감출 수 있을 때까지 감추자는 속셈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헝따그룹 신용등급을 같이 하락하면, 불에 기름 붓는 식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해 현실 도피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공 관영매체, 일부 국제신용평가기관들까지 민심의 동요를 피하려 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러우지웨이 전 재정부장 역시 바로 이런 점을 간파했다.

물·식량·전기·반도체칩의 부족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그는 “중공의 통계수치가 긍정적인 것은 알리고 부정적인 것은 숨기는 특성이 있어 경제 악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처음에는 리커창 혼자만의 목소리였지만, 이제 전직 경제관료에서부터 최고지도자까지 모두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경제의 하강국면이 명확해졌다. 

에포크타임스, 박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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