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워싱턴에 있는 전미공영라디오(NPR) 본사 | SAUL LOEB/AFP via Getty Images/연합
미국/북미
美 대법원의 “가짜뉴스” 지적에도 공영방송 정정보도 거부
2022년 1월 23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보수 대법관 비판해온 NPR 기자, 익명 출처로 보도
당사자 진보·보수 대법관들 “불화 없었다” 한목소리
“단어 잘못” 시인하고도 정정보도 거부해 비난 쇄도
미국 공영라디오 NPR이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들의 정정 보도 요청을 거부해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대법원은 최근 때아닌 마스크 착용 논란에 휘말렸다. NPR 법조 전문기자인 니나 토텐버그가 지난 21일(현지시각) 쓴 기사가 발단이 됐다.
토텐버그 기자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당뇨병 투병 중인 소토마이어 대법관을 배려해 다른 대법관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으며, 모두 이에 따랐지만 보수 성향인 닐 고서치 대법관만 이에 따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토텐버그 기자는 이어 당뇨병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사망에 이를 수 있는 기저질환이라고 설명한 후, 옆자리에 앉는 고서치 대법관의 마스크 착용 거부로 당뇨병을 앓는 소토마이어 대법관이 별실에서 마이크를 통해 재판에 참석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법원 내에서 ‘비정상적인 일’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 한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수 성향 대법관 3인 임명 때문이며, 이로 인해 소토마이어 대법관 등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이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가 나오자, 미국에서 추앙받던 대법관들 사이에서 마스크 착용을 놓고 불화가 생겼다는 보도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됐다. 다수 언론에서 토텐버그의 ‘시각’을 그대로 받아적어 이번 사건을 대법원 내 진보·보수 간 진영갈등의 하나로 묘사했다.
또한 대법원장의 마스크 착용 요구에 따르지 않은 고서치 대법관에 대한 비난도 촉발됐다.

미국 연방대법원 9인의 대법관. 앞줄 맨 오른쪽이 소토마이어 대법관, 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닐 고서치 대법관이다 | Erin Schaff/Pool/Getty Images
그러나 대법관들의 해명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해당 기사가 나가고 하루 뒤인 22일 로버츠 대법원장과 소토마이어, 고서치 대법관 모두 성명을 내고 해명했다. 대법원이 언론 보도에 즉각 대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소토마요르와 고서치 대법관은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거나 요청받은 일이 없다”며 “가끔은 법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우리는 따뜻한 동료이자 친구”라고 불화설을 일축했다.
로버츠 대법원장도 “고서치 대법관은 물론 어떤 대법관에게도 법원 내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요청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NPR은 정정 보도는 없다며 버티고 있다.
NPR 대변인은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해당 기사는 독립적인 결과물이며 NPR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토텐버그의 기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토텐버그 기자 역시 후속 보도를 통해 논란이 된 기사가 오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대법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요청했다'(resquest)고 보도하지 않았다. 나는 다만 기사에서 대법원장이 ‘어떤 형태로든'(in some form) ‘그렇게 했다'(ask)고 썼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두 표현이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인다는 점에서 그녀의 해명은 오히려 비난 여론에 불을 붙인 격이 됐다.
언론 전문가들은 이번 기사와 NPR의 지지 선언으로 공영언론인 NPR의 공신력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드포대학 커뮤니케이션 학과 제프리 맥콜 교수는 “NPR은 대법관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대법관들이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맥콜 교수는 “대법관들은 공식 성명을 냈다. NPR이 반박하려면 맥락을 제공하고 출처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밝혀야 한다”며 “대중은 NPR이 정치적 아젠다를 가진 매체라는 것을 안다. 대법관들과의 신뢰도 경쟁에서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언론인은 “NPR 보도가 성립하려면, 로버츠 대법원장이 ‘어떤 형태로든’ 대법관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거나 물어봤어야 한다. 그러나 대법원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NPR 편집자 캘리 맥브라이드는 “토텐버그 기자는 다른 단어를 썼어야 했다. 부정확한 단어를 써서 기사가 오해를 일으키게 됐다”며 일부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기사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며 토텐버그를 두둔했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의 언론평론가는 조 콘차는 자신의 트위터에 맥브라이드의 해명을 링크한 뒤 “이것보다 더 나쁘게 대응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은 토텐버그 기자가 인용했다는 익명의 ‘법원 소식통’으로도 향하고 있다.
토텐버그 기자는 해당 소식통이 누구인지, 소식통이 전한 정보에 대해 사실검증을 했는지, 매체 내 다른 직원들과 검토했는지 등 쏟아지는 질의에는 침묵하고 있다.
미국 최대 언론단체인 기자협회(SPJ)는 보도윤리와 관련해 명확하게 밝혀진 출처를 인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정확성과 공정성과 관련한 질의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잘못이 있으면 이를 인정하고 바로잡아야 하며, 시정과 해명은 신중하고 명확하게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NPR의 허술한 팩트체크는 토텐버그 기자 스스로도 비판한 부분이다.
그녀는 자신의 기사가 나간 21일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NPR 뉴스룸을 운영하는 편집자 맥브라이드를 겨냥해 “내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녀는 아무거나 마음먹은 대로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보도 부서에 보고해야 하지만, 그녀는 보고하지 않는다”고 내부 사정을 밝혔다.
에포크타임스,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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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美 대법원의 “가짜뉴스” 지적에도 공영방송 정정보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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