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대만 대표처 설립을 축하하는 대만 측 인사들 | 대만 외교부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유럽

小國 리투아니아가 던진 돌에 大國 중국이 격앙된 까닭

2021년 11월 30일 (기사 저작권 사용 승인됨)

발트3국 리투아니아, ‘대만’ 명칭 사용한 대표처 설립

中 “리투아니아 정치권 환상에 사로잡힌 모양새”

대만에 대한 외교적 보복으로 바티칸 수교설도

11월 18일, 동유럽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Vilnius)에 ‘주 리투아니아 대만대표처(The Taiwanese Representative Ofiice in Lithuania)’가 공식 개관했다. 바티칸을 제외하고는 유럽지역에 공식 수교국이 없는 대만으로서는 18년 만에 신설된 구주(歐洲) 재외공관이다. 대만 외교 당국에게 더욱 고무적인 것은 대표처 명칭에 ‘타이베이(Taipei)’가 아닌 ‘대만(Taiwan)’이 사용된 사실이다. 개관 후 리투아니아 정부는 2021년 연말, 타이베이 주재 대표부 설치 문제 협의를 위해 외교부 차관이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은 대외정책 기조로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원칙을 내세운다. 이에 따라 중국과 수교하는 국가는 예외 없이 대만(중화민국)과 단교하게 했다. 자국의 일부로서 ‘대만성(臺灣省)’에 불과한 대만이 다른 나라와 비공식 교류를 하는 것에도 반대한다. 대만이 설립하는 비공식 외교 기구 명칭에 있어서도 공식 국호인 ‘중화민국’, 통상 국호인 ‘대만(타이완)’은 불허하고 수도 명이자 통용 국호인 ‘타이베이’만을 허용해 오고 있다. 1992년 한-중수교, 한-대만 단교 후 비공식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한국에 설치된 ‘대만대표부’의 공식 명칭도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Taipei Mission in Korea)’이다. 리투아니아에 설치된 ‘대만대표처’ 명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그간의 외교 관례에 정면 위배되는 것이다.

대만 독립주의자 국제법 학자 쑹청언(宋承恩) 대만제헌기금회(臺灣制憲基金會) 집행장은 대만 중앙통신사 인터뷰에서 “리투아니아 주재 대만대표처 설립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리투아니아는 중국의 거대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 대만과 리투아니아 모두에 이는 쉽지 않은 외교적 돌파”라고 평가했다.

리투아니아에 설치된 대만 대표처 현판. 리투아니아 왹교관이 자신의 휴대기기로 직접 촬영해 공개했다. 밝은 얼굴이 대만에 대한 리투아니아의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 | 대만 외교부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그동안 중국은 유럽지역 대표적 ‘반중’ 국가 리투아니아와 대만의 외교 관계 개선이 국제사회에서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것을 우려해 왔다. 그 연장 선상에서 경제·외교 수단을 동원하여 리투아니아를 압박해왔다.

‘대만’ 명칭이 들어간 대표처 개설 후, 중국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는 “극히 터무니없는 행위”라고 평가 절하했다. 외교부 성명을 통해 “리투아니아 정부는 중국 측의 강력한 반대와 거듭된 만류를 무시하고 이른바 ‘대만대표처’ 설치를 승인했다. 중국 정부는 극히 터무니없는 행위에 강력한 항의와 확고한 반대를 표명하며 이후 벌어질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투아니아 측에 있다”고 엄중 항의 했다.

11월 26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외교부는 2021년 11월 26일 자로 리투아니아 주재 중국 외교 기구를 ‘리투아니아 중화인민공화국대표처’로 개칭하기로 한 결정을 리투아니아 외교부에 정식 통보 했다”고 밝혔다. 대사관-공사관(총영사관)-대표처 위계로 돼 있는 중국의 재외공관 중 가장 낮은 등급으로 격하한 것이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리투아니아가 중국의 주권을 훼손한 데 대한 정당한 반격이며 책임은 전적으로 리투아니아에 있다. 중국 인민은 모욕당할 수 없으며,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은 침범 될 수 없는 것”이라 강조하며 “리투아니아도 중국 주재 외교 기구의 명칭을 상응해서 변경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리투아니아도 대사관의 격을 대표처로 낮출 것을 통보한 것이다. 자오리젠은 11월 24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앞으로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해 국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고, 핵심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기독민주당 대표 출신인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Gabrielius Landsbergis) 리투아니아 외교부 장관은 11월 26일 ‘리투아니아방송(LRT)’과의 회견에서 “대만대표처 개설에 대한 중국의 반발은 익히 예상했으며, 지금까지 중국이 보인 반응은 예상보다 덜 공세적이다. 중국 측 반발은 일시적인 것이며 시간이 흐르면 양국 관계가 조금씩 정상을 되찾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는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겠지만, 선수단이 참가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중국 당국이 리투아니아 선수단의 참가를 가로막는다면 강력한 국제적 반발을 부르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여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시사했다.

기독민주당 대표 출신인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Gabrielius Landsbergis) 리투아니아 외교부 장관 | AP/연합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중국청년보’는 11월 28일, 란드스베르기의 ‘중국 쪽 반응은 일시적인 것이며, 양국 관계는 조금씩 정상화할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 보도하며, “문제를 자초한 리투아니아 정치권이 여전히 현실감각 없이 환상에 사로잡힌 모양새”라고 비난했다.

대만과 리투아니아 관계는 중화민국(中華民國)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1년 신해혁명(辛亥革命) 결과 1912년 1월 공식 성립한 아시아 최초 민주공화국 중화민국은 1921년, 1918년 러시아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리투아니아의 독립을 승인했다. 1932년 안타나스 스메토나(Antanas Smetona)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린썬(林森) 국민정부 주석에게 국서를 보냈다. 다만 공식 외교 관계 수립으로는 이어 지지 못 했다. 1940년 리투아니아는 인접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와 더불어 소련에 강제 병합됐다. 국민정부는 소련의 강제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리투아니아의 독립국 지위 승인을 유지했다.

1991년 소련 붕괴 후 독립한 리투아니아는 대만은 비공식 교류를 지속했다. 당시 대만은 1988년 장징궈(蔣經國) 사후 총통 직을 계승한 리덩후이(李登輝)가 추진한 무실외교(務實外交)·탄성외교(彈性外交) 기조 하에서 중국 측의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정책을 돌파를 시도했다. 무실외교·탄성외교는 대만의 탄탄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경제원조(ODA) 등을 무기로 비공식 외교 관계 속에서 실질적인 외교 관계 강화하여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는 것이었다. 돈을 무기로 사용한다 하여 ‘은탄외교(銀彈外交)’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만판 ‘수표책 외교(checkbook diplomacy)’인 셈이다. 그 결과, 발트 3국의 하나인 라트비와와 1991년 국교를 수립했다. 라트비아는 1923년 중화민국과 공식 수교했으나 1940년 소련 강제 병합 후 단교했고,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 직후 국교를 정상화 한 것이었다.

‘비공식 관계’ 틀 속에서 리투아니아와 대만은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다. 대만의 당면 과제인 세계보건기구(WHO) 가입에 있어서도 2019년 리투아니아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와 더불어 공식 지지했다. 당시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80명이 연명으로 대만의 세계보건기구총회(WHA) 참석 지지 의사를 밝혔다.

올해 들어 리투아니아의 탈 중국, 친 대만 행보는 가속화 됐다. 5월, 중국과 중·동부 유럽 국가 간의 ‘17+1 협력체’ 탈퇴를 선언했다. 중국 리투아니아의 중국 대사를 소환하고 자국과 리투아니아를 오가는 화물 열차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 그러다 이번 대표처 개설로 양국 관계는 ‘비공식 외교’ 틀 속에서 최상의 관계로 격상됐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이 구시가지 전경 | AP/연합
[출처] 에포크타임스 한글판 – Kr.TheEpochTimes.com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는 ‘소국’이다. 국토 면적 65,300㎢(세계 121 위), 인구 2,784,279명(세계 138위)에 불과하다. 이런 리투아니아의 대만과 외교 관계 개선에 ‘대국’ 중국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대만’ 국호가 들어 간 대표처 설치가 미칠 파장 때문이다. 리투아니아가 던진 작은 돌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큰 그림을 산산이 부술 수도 있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도 관건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워싱턴 소식통을 인용하여 2021년 9월. 미국 정부가 워싱턴D.C 주재 ‘대만 공관(Taiwan Mission)’ 명칭을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Taipei Economic and Cultural Representative Office,TECRO)에서 ‘대만대표처’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일본 관계에 있어서는 1972년 대만-일본 단교 후 설립된 대 일본 외교창구인 아동관계협회(亞東關係協會) 명칭을 2017년 대만일본관계협회(臺灣日本關係協會)로 바꾸었다.

대만 외교가에서는 리투아니아와 중국이 단교하고 대만이 중국을 대신해 리투아니아와 수교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중국 정부는 바티칸에 수교 전제 조건으로 ‘대만과 선 단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칸은 대만의 유럽 유일 수교국이다. 

에포크타임스, 최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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